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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병상 부족한데 신규 확진자 역대 최대… 대안은? [뉴스+]

입력 : 2021-11-24 14:00:00 수정 : 2021-11-24 13:5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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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병상 가동률 한계… 확진자·위중증자 최대
대기 중 상태 악화·사망 사례도 이어져
전문가들 “중증환자 의료진 지원 늘려 이탈 막아야”
“병원 쥐어짜기보단 대형 실내공간 활용 고려를”
11월23일 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인 평택 박애병원의 중환자실에서 의료진이 진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처음으로 4000명대를 돌파한 가운데 수도권 중환자실 병상가동률에 비상이 걸렸다. 수도권에는 사실상 남은 병상이 아예 없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현장 관계자들과 전문가들은 정부가 이미 여력이 없는 각 병원에 억지로 병상을 마련하도록 종용할 것이 아니라 다른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병상 꽉 찼는데 신규 확진자 4116명·위중증 586명

 

24일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 기준 수도권 중환자 병상가동률은 83.7%로 전날보다 0.4%포인트 높아졌다. 서울의 경우 병상가동률이 86.4%에 달했고 경기(81.2%)와 인천(81.0%)도 80%를 넘겼다. 수도권에 남은 중증환자 전담 병상은 서울 47개, 경기 51개, 인천 15개 등 총 113개에 불과하다. 

 

이런 가운데 신규 확진자 수와 위중증 환자 수는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4116명으로 처음으로 4000명을 넘겼다. 위중증 환자 수도 586명에 달했다. 확진자와 위중증 환자가 계속 늘면서 수도권에서 병상 배정을 못 받은 채 기다리는 환자가 778명에 달한다.

 

현장에선 중환자실 병상가동률이 80% 중반에 달한 것은 사실상 여유 병상이 아예 없는 것으로, 상황이 생각보다 심각하다고 했다. 김남중 서울대 의대 감염내과 교수는 “서울 중환자 병상가동률이 85%를 넘겼다는 건 완전히 꽉 찼다는 의미”라며 “침대는 있지만 실제로 그걸 운영하고 활용할 의료진 등 인력이 없는 허수도 있기 때문에 이 정도 가동률이면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병상이 없어 입원하지 못하고 대기하다 상태가 악화하거나 사망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현장에서 느끼기에 병상 문제는 이미 심각한 수준을 넘어섰다. 중증병상 배정받기가 거의 불가능하다”며 “입원을 못 하고 대기하던 중에 상태가 급격히 나빠지거나 사망하는 케이스들도 있다”고 말했다. 엄 교수는 “재택치료 중이나 생활치료센터에 있다 갑자기 심각해지는 분들도 있고 확진 판정 당시 이미 상황이 좋지 않아 입원이 시급한 분들도 있는데, 이런 분들이 입원을 못 하면 후속 조치 등이 어려워져 상황이 아주 나빠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24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 광장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줄 서 있다. 뉴스1

◆전문가들 “행정명령으로 억지로 병상 확보 말고 의료진 이탈 등 막아야”

 

한계에 다다른 수도권 중환자 병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문가들은 억지로 추가 병상을 확보할 것이 아니라 다른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병원에 무리하게 병상을 늘리게 하면 다른 환자들의 치료 손실이 발생해 위험하다는 지적이다.

 

김남중 교수는 “정부가 행정명령으로 강제로 몇 퍼센트 늘려라, 안 지키면 폐쇄하겠다고 한다면 병원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늘리기야 하겠지만, 그렇게 되면 다른 질환 환자들의 치료 손실이 반드시 발생한다”며 “인력 한계 상황에서 코로나 중환자 돌보는데 인력을 동원하려면 다른 중환자실 의료진을 동원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그쪽 환자들의 수술이나 치료는 지연된다. 이건 안전한 병상 확보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단순히 침대를 확보하는 것이 아니라 의료진의 이탈을 막는 문제부터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엄중식 교수는 “정부가 병원들에 손실보상을 하고 있긴 하지만 중증환자를 맡는 의료진의 사직을 막기엔 역부족”이라며 “위험수당 등을 보다 과감히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엄 교수는 “일본과 미국, 유럽에서는 위험수당 등을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높은 수준으로 지급하고 있다”며 “그런데 우리는 선별진료소나 생활치료센터 같은 중증환자가 아닌 사람들을 돌보는 의료진의 급여가 중증환자를 돌보는 전담병원 의료진들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별치료소 등에서 일할 사람을 못 구하니까 정부가 어쩔 수 없이 그렇게 한 건 알지만 중환자 병상이나 전담병원에서 환자를 돌보는 의료진들은 힘들고 위험에 그만큼의 지원은 없으니 사직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의 이탈을 막아야 중환자 병상과 이를 담당할 인력을 유지하고 확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23일 오후 서울 은평구 서울시립서북병원에서 한 의료진이 이동형 음압 병실로 이동하고 있다. 뉴스1

대형 실내공간을 활용한 대규모 병상 조성을 고려해볼 만 하다는 조언도 나왔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각 대형병원에서 의료진 한두명씩만 파견받아 컨벤션센터나 체육관 등에 대규모로 1000여개 병상을 조성하고 의료진이 돌아가며 돌보는 방식이 훨씬 효율적일 것”이라며 “해외에서는 확진자가 많을 경우 이렇게 하는데 우리도 이 방법을 고려해볼 만한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미 여력이 없는 각 병원에 억지로 병상을 만들어봤자 침대만 놓을 뿐이지 돌볼 인력도 없고 한계 상황이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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