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로 방역정책을 전환했지만 이달 국내 기업이 체감한 경기는 지난달과 동일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11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자료에 따르면 이달 모든 산업의 업황 실적 BSI는 10월과 동일한 86으로 집계됐다. BSI는 현재 경영상황에 대한 기업의 판단과 전망을 조사한 통계로, 부정적 응답이 긍정적 응답보다 많으면 지수가 100을 밑돈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서비스업 등 비제조업 BSI는 전월보다 1포인트 떨어진 83을 기록했고, 제조업 BSI는 지난 9월부터 3개월 연속 90을 유지했다.
비제조업 중에서도 부동산업이 8포인트 하락했고, 도소매업은 5포인트 내렸다. 한은은 “부동산 매수 심리가 위축되고 물류비 등이 상승했다”면서 “자동차 업계에서의 수급 차질과 건설자재 부문의 계절적 수요 둔화도 하락세를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다만 운수창고업은 연말로 접어들며 화물 수요가 증가해 11포인트 올랐다.
제조업의 경우 반도체 관련 부품의 수요가 늘면서 전자·영상·통신장비 등 부문은 3포인트 올랐으나 공급 차질 등으로 1차 금속(-5포인트), 화학물질·제품(-4포인트)은 하락했다.
12월 업황에 대한 전망 BSI 지수는 전월보다 1포인트 내린 85를 기록했다. 제조업 전망 BSI는 88로 전월과 동일했지만, 비제조업은 전월보다 2포인트 내린 83을 기록했다. 김대진 한은 경제통계국 기업통계팀장은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 상승뿐만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 병목 현상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BSI에 소비자동향지수(CSI)를 반영한 11월 경제심리지수(ESI)는 전월보다 0.7포인트 오른 106.3으로 집계됐다. 계절적 요인 등을 제거한 ESI 순환변동치는 108.6을 기록, 전월보다 0.6포인트 올랐다.
이번 조사는 지난 9일∼16일 전국 3255개 법인기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이 중 2762개 업체(제조업 1623개·비제조업 1139개)가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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