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승범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기술발전과 함께 고도화하는 자금세탁 위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가상자산사업자 등 신규 업권에 대한 지도·점검 강화하고 관련 제도도 정비하겠다고 밝혔다.
고 위원장은 23일 금융정보분석원(FIU) 설립 20주년 기념행사에서 “최근 가상자산, 핀테크 및 개인 간(P2P) 금융 등 디지털 신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자금세탁 방식도 고도화되고 채널도 다양화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미국, 유럽 등 주요국들이 철저한 자금세탁방지 이행을 강조하면서 강력한 제재를 부과하는 등 그 영향력과 중요성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고 위원장은 이같은 변화에 대응하고 자금세탁방지 및 테러자금조달을 억제하는 시스템을 효과적으로 유지해나가기 위해서는 분야별 담당자들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금융정보분석원에 환경 변화에 따라 제도 정비와 철저한 검사·감독, 분석기법 다각화를 전략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을 요구했다. 이 밖에 법집행기관 관계자와 금융정보분석원과의 소통 강화와 금융회사의 적극적인 협조도 주문했다.
기념식에 앞서 열린 ‘금융정보분석원 설립 20주년 기념 국제콘퍼런스’에서는 김정각 금융정보분석원장이 국내 트래블룰(자산이동 시 정보 공유 원칙) 제도 개선 필요성을 언급했다.
김 원장은 기조연설에서 “이번에 개정된 FATF(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 지침서에서는 트래블룰에 대해 상세히 기술하고 있다"며 "개정된 가상자산과 가상자산사업자 관련 FATF 지침서에 따라 국내 트래블룰 제도가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도록 제도개선을 강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트래블룰은 FATF가 가상자산 사업자에게 부과한 의무로, 코인을 이전할 때 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정보를 사업자가 파악하라는 규정이다. 국내 시행 시기는 내년 3월이다. 지난달 발표된 FATF 지침서에는 거래소 간 암호화폐 간 이동뿐만 아니라 거래소와 개인지갑 간 이동에도 트래블룰을 적용하는 등 내용이 담겼다.
금융당국은 이날 자금세탁방지에 기여한 7개 기관과 29명의 개인 유공자에 대한 포상도 진행했다. 포장은 자금세탁방지와 관련된 제도 연구를 시행하고, FATF 상호평가 대응 등을 통해 국제협력에 기여했다고 평가를 받는 한국금융연구원 이윤석 센터장이 수상했다.
대통령 표창은 하나카드와 FIU 전요섭 실장에, 국무총리 표창은 삼성증권, 한화손해보험, 서울중앙지검 김우 부장검사 등에 돌아갔다. 금융위원장 표창은 제주은행, 카카오페이, 농협손해보험, 하나저축은행 등 4개 기관과 법집행기관 직원·금융회사의 자금세탁 방지업무 종사 직원 등 26명이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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