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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금융 플랫폼 총력… 고객중심 초혁신 디지털뱅크 될것” [세계초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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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11-24 06:00:00 수정 : 2021-11-24 01:42:45
대담=이천종 경제부장, 정리=김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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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준학 NH농협은행장

마이데이터 기반 맞춤 서비스 출시 앞둬
은행이 빅테크가 된다? 고민해볼 문제
잘하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더 중요해
스마트팜·농식품기업 투자 등 ESG 집중

직원들과 월례 소통·복장자율화 시행
수평적인 사내 문화 조성 전방위 노력
디지털 자산시장 선도적 역할 기대도
점포수 적은편… 인위적 구조조정 없어
권준학(58) NH농협은행장이 지난 22일 서울시 중구 농협은행 본점 집무실에서 인터뷰를 통해 디지털 금융을 선도하기 위한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허정호 선임기자

권준학(58) NH농협은행장은 최근 뉴욕 금융당국과 업무협의를 위해 미국을 다녀왔다. 하지만 권 행장에게 이번 출장은 다른 의미에서 각별했다. 은행권 CEO(최고경영자) 중에서 디지털 분야 내공이 돋보인다는 평을 듣는 권 행장은 삼성전자 북미 인공지능(AI) 연구센터를 둘러보고, IBM 왓슨연구소와 간담회도 가졌다. 4차 산업혁명의 생생한 현장을 확인한 권 행장은 “평소에 내가 조각조각 파편적으로 해오던 고민을 미국에서도 똑같이 고민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인터뷰를 시작했다. 권 행장은 “은행이 섣불리 모든 것을 자체 개발하는 것보다는 잘하는 곳과 협력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빅테크와 경쟁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게 트랜스포메이션(Transformation·전환) 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권 행장에게 디지털 전환은 미래가 달린 생존과제다. 권 행장 스스로도 모든 보고와 회의를 디지털 기기로 진행하고, 일일 빅데이터 강사로 나설 정도로 디지털 마인드가 탁월하다.

권 행장은 취임 당시, ‘고객·현장 중심, 디지털 전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세 가지를 강조했다.

권 행장 취임 이후 마이데이터 사업은 본인가를 획득했고, 12월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다. 농협은행의 개인종합자산관리 서비스인 ‘NH자산+’는 출시 10개월 만에 100만 고객을 달성하기도 했다. 권 행장은 “모든 금융 상품이 한눈에 비교되고 쉽게 거래 금융사를 변경할 수 있도록 플랫폼화 돼가고 있다”면서 “단순히 금리 조건이 좋은 상품이 아니라 고객에게 더 높은 가치를 드릴 수 있는 상품을 제공하고, 최적화된 마케팅을 실시하는 방향으로 금융은 변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권 행장은 “농협은행은 디지털 혁신이 미래가 달린 생존과제로 고객중심의 플랫폼 경쟁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데이터 기반 마케팅 강화, 빅테크 제휴, 디지털 신사업 육성 등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고객과 함께하는 생활금융 플랫폼을 구현해 경쟁력을 갖추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022년은 고객중심 ‘초혁신 디지털 뱅크’ 도약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권 행장과 일문일답.

―취임한 지 어느덧 1년을 향해가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경제위기 극복에 동참하기 위해 소상공인·중소기업 지원 확대에 힘을 쏟고, 건전성 관리에도 역량을 집중했다. 농협 창립 60주년을 맞아 ‘새로운 100년’을 위한 미래 성장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했다. 특히 디지털 전환, ESG 경영에 역량을 집중했다. 내부적으로도 변화와 소통을 위해 노력했다. 매월 영업본부장과의 회의를 통해 각자의 노하우를 공유하고 본부 부서의 도움을 요청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매월 우수직원들과 소통하는 ‘위드 시이오(With CEO:은행장과 함께)’ 행사를 꾸준히 진행했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전 직원의 복장 자율화도 시행했다.”

―현장경영과 ‘애자일’(agile·민첩) 조직을 강조하는데.

“코로나19 한계 속에도 사무소장들을 만나서 직접 구두를 사주고, 내 손으로 구두 끈을 묶어 주며 소통해 나갔다. ‘나를 따르라’는 리더십이 아니라 구성원을 존중하고 신뢰한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수시로 농식품기업, 기업체 등도 찾았다. 수평적인 의사소통 구조를 만들기 위해 ‘리더’, ‘파트너’로 호칭을 단순화하고, 리더를 포함한 토론식 업무방식 적용으로 빠른 의사결정 체계도 마련했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옥죄기 속에 NH농협이 가장 먼저 가계대출을 중단했는데.

“상반기 중 농협은행의 가계대출이 크게 증가한 것은 비규제지역 영업점 비중이 높은 농협은행의 특수성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2020년말 기준 농협은행은 비수도권 영업점 비중이 63%인데, 시중은행의 경우 31% 그쳤다. 비규제지역인 지방의 경우 대출규제 강화에 따른 영향을 덜 받아 집단대출을 중심으로 대출 수요가 계속되었으며, 지역은행의 역할을 하고 있는 농협은행으로서는 상반기부터 대출 중단, 급격한 금리조정 등 서민 실수요자금 공급을 저해할 수 있는 강력한 물량통제 정책 시행의 어려움이 있어 시중은행 대비 가계대출 증가폭이 컸다. 그러나 연말까지 가계대출 수요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등 금감원 관리계획 준수를 위해서는 한시적으로나마 대출 중단이 불가피했다. 다만, 이유를 불문하고 고객분들에게 불편을 끼쳐드린 점은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 이러한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물량관리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 향후 가계대출은 철저한 물량관리를 바탕으로 서민·실수요자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개선을 적극 추구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선제적 물량관리가 가능한 ‘가계대출 한도관리 시스템’을 개발중이다. 또 자금유용을 방지하고 무주택자 등 실수요자금 중심으로 대출을 지원할 수 있도록 심사 및 규정을 강화해 고객중심의 은행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금융권의 디지털화가 가속화하면서 인력 구조조정 우려도 높다.

“농협은행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시중은행과 달리, 비수도권 지역에 다수의 점포를 운용하고 있어 농업인과 고령층 등 금융취약계층 비중이 높으며, 타행 대비 일반 점포 수가 많지 않은 만큼 인위적인 조정계획은 없다. 다만, 재개발 및 지역공동화 등 부득이한 경우에 한하여 인근 점포의 규모화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 경우에도 고령고객 등 금융취약계층의 불편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대체수단을 마련하고 있다.”

―가상자산 관련 사업계획은.

“은행이 가상자산 수탁 사업에 대한 직접적인 투자가 불가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커스터디(수탁)사에 대한 지분투자를 통해 간접적으로 디지털자산 시장에 참여하게 됐다. 블록체인 기술 기업인 헥슬란트 및 한국정보통신, 갤럭시아머니트리, 아톤과의 합작법인인 카르도가 조기에 사업기반을 다져 디지털자산 시장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할 계획이다.”

―마이데이터 사업 성과가 돋보인다.

“NH농협은행은 올 1월 마이데이터 사업자 본 허가를 취득한 후 마이데이터 사업자로서 고객 편익을 최우선시하는 NH농협은행만의 차별화된 ‘고객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 10월 은행권 최초 서비스 기능 적합성 심사 통과로 서비스 안정성을 공식적으로 입증했다. 앞으로 금융사의 경쟁력은 고객 관점의 상품과 서비스 경험에 의해 확보될 것이다. 농협은행은 마이데이터를 통해 고객의 데이터를 다양하게 수집하고 깊이 있게 분석해 공급자가 아니라 수요자 입장의 초개인화 금융서비스 구현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NH농협은 ○○이다”라고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농협이 곧 ESG’라는 모토 아래 농협만의 강점을 활용한 ESG 경영을 추진하고 있다. 60년 전, 농민 조합원의 출자로 성립된 농협의 존재 자체가 ESG의 속성과 부합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농업인·농촌 지원 및 농산업 가치를 높이는 것이 농협금융의 존립목적인 만큼 ESG를 선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스마트팜 지원, 농업·농식품기업 투자, 농촌 태양광 정책자금 등 분야에 집중해 그린뉴딜 사업을 적극 추진할 것이다.”

―임기 내 역점 분야는.

“고객중심 측면에서 모든 사안을 바라봐야 한다. 또 요람에서 무덤까지 고객과 동반해서 자산관리와 자산 증식에 도움을 주고, 안전하게 신용을 보장해줄 수 있는 디지털 첨단 선도은행의 지평을 열고 싶다. 그렇게 고객중심의 디지털 첨단 선도은행으로 가려면 데이터를 중심으로 모든 것을 접근하는 데이터 전문은행으로 나아가야 한다. 남은 임기 동안 ‘고객중심의 디지털 금융 선도은행’ 도약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권준학 NH농협은행장은… ●1963년 경기 평택 출생 ●평택고 ●경희대 지리학과 ●1989년 농협 입사 ●농협은행 퇴직연금부장 ●개인고객부장 ●경기영업본부 본부장 ●농업·공공금융부문 부행장 ●농협중앙회 기획조정본부 본부장 ●2021년 1월 NH농협은행장 취임

대담=이천종 경제부장, 정리=김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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