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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측 "5·18 막연히 사죄하란 질문 잘못…책임없어"

입력 : 2021-11-23 14:40:37 수정 : 2021-11-23 14:4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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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23일 오전 연희동 자택서 사망
민정기 전 비서관, 자택 앞서 기자회견
"보안사령관 발포명령 없어…질문 잘못"
"광주후 여러 조치 못해 유감스럽단 말"
유언은…"북녘보이는 고지 백골 남겠다"

전직 대통령 전두환씨가 23일 향년 90세로 사망했다. 그의 측근은 5·18 민주화 운동 무력 진압에 대한 사죄 여부를 묻는 말에 "무조건 사죄하라고 하면 질문이 되나"라며 "책임이 없었다"고 말했다.

 

전씨의 최측근이자 '전두환 회고록' 집필에 관여한 민정기 전 청와대 공보비서관은 23일 전씨가 사망한 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취재진이 '죽기 전 5·18에 대해 사죄는 했나'라고 묻자, 민 전 비서관은 "질문하는 뜻이 '광주에서 당시 전 대통령이 공수부대를 사실상 지휘하고 발포명령 한 것 아니냐. 사죄하라' 아닌가. 질문 자체가 잘못됐다"라고 답했다.

 

그는 "기자라면 육하원칙에 따라 써야 한다. 무조건 사죄하라고 하면 질문이 되나"라며 "기회가 있을 때마다 성명을 발표하고 피해자들에게 미안하다는 뜻을 밝혔다. 형사소송법도 죄를 물으려면 시간과 장소를 특정하라고 한다"라고 말했다.

 

또 "막연하게 사죄하라는 건 사람을 붙잡아놓고 이실직고하라고 하는 것과 똑같은 것"이라며 "당시 보안사령관이 지휘계통에 있었는데 언제, 어떻게 공수부대를 지휘하고 발포명령 했냐는 걸 구체적으로 적시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발포명령이 없었다. 보안사령관이 했다는 건 말도 안 되는 것"이라며 "당시 계엄사령관이 기회가 있을 때마다 '전두환과 관련 없다'는 것을 여러 차례 얘기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3개월이 지난 후에 대통령이 되고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여러 조치를 충분히 못 했기에 그런 점이 유감스럽다는 말"이라며 "구체적으로 발포명령을 했기 때문에 사죄하는 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나아가 취재진이 '본인 책임이 아니었다는 건가'라고 묻자, 민 전 비서관은 "책임이 없었다"라고 단호하게 대답했다.

 

유언에 대해선 "회고록에 유서를 남겼다. 사실상 유서"라며 "그 대목은 '건강한 눈으로 맑은 정신으로 통일을 이룬 빛나는 조국의 모습을 보고 싶다. 그 전에 내 생이 끝난다면 북녘 보이는 고지에 백골로라도 남아서 그날을' 부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민 전 비서관은 "평소에도 가끔 '나 죽으면 화장해서 그냥 뿌려라'는 말씀을 했다"며 "가족들은 유언에 따라 그대로 하기로 했다"라고 언급했다.

 

민 전 비서관은 전씨의 사망 당시 상황에 대해 "아침에 화장실에 가시다가 쓰러져서 회복을 못 하고 운명했다"면서 "이순자 여사만 계셨고 연락할 틈도 없이 운명해 응급처치를 못 하고 돌아가셨다"라고 설명했다.

 

전씨는 이날 오전 8시45분께 서울 연희동 자택에서 별세했다. 임종 당시에는 부인 이순자씨만 자리를 지킨 것으로 알려졌다. 전씨는 악성 혈액암인 다발성 골수정 확진 판정을 받고 투병 중이었으며, 최근 건강이 악화돼 통원 치료 중이었다.

 

이날 전씨의 연희동 자택에는 부인 이순자씨와 장남 재국씨, 재용씨 등이 머무르고 있다. 빈소는 미국에 체류 중인 삼남 재만씨의 귀국 일정에 맞춰 차려질 것으로 보인다. 또 전씨의 최측근 장세동 전 안기부장 등도 자택을 찾았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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