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두환 전 대통령이 23일 오전 8시 55쯤 별세했다.
이 소식을 들은 5·18 단체 관계자들은 법적·역사적 책임을 묻지 못했다며 허망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5·18 기념재단 조진태 상임이사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죽기 마련인데 죄 있는 사람이 용서를 구하고 세상을 뜨는 것과 그 죄를 짊어지고 세상을 뜨는 것은 다르다”며 “전씨는 살아생전 본인이 저지른 죄를 사죄받을 기회가 있었는데도 본인 스스로가 걷어찼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그의 책임을 묻는 단죄가 아직 끝나지 않았는데, 자신의 죄를 고스란히 가지고 세상을 떠났다”며 "역사의 심판은 끝나지 않은 만큼 반드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5·18 구속부상자회 조규연 회장도 “5·18의 책임자라고 할 수 있는 전씨가 사과 한마디 하지 않고 떠나 허망하다”며 “사죄하는 유서라도 남겼으면 좋았을 텐데 아직 그런 얘기는 듣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어 “사람이 죽을 때가 되면 반성하는 마음도 생기게 된다는데 그런 게 전혀 없었던 모양이다”며 “헬기 사격을 부인하고 고(故) 조비오 신부에 대해 명예훼손을 한 혐의로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지만, 재판이 마무리되지 않아 죗값을 치르지 않은 상황이어서 마음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전씨의 명예훼손 사건과 관련해 피해자 측 법률 대리를 맡은 김정호 변호사 역시 “우려했던 일이 일어났다”며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는 역사적 의미는 있지만, 법률적으로 5·18 당사자들의 명예를 훼손한 죄에 대해 확정판결이 내려지지 않아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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