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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더 이상 할 말 없다”… 윤석열과 기싸움이냐 결별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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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11-23 06:00:00 수정 : 2021-11-23 08: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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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톱 총괄선대위원장 불투명
이준석 통해 “이름 올리지 말라”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가 내달 초 출범을 앞두고 난기류에 휩싸였다. 윤석열 대선 후보에게 선대위 ‘원톱’인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아 달라는 요청을 받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22일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내며 선대위 합류에 선을 그었다.

 

윤 후보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 이준석 대표와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의 전신) 비상대책위원장을 상임선대위원장에, 윤한홍·박성민 의원을 각각 전략부총장·조직부총장에 임명하는 안을 올려 통과시켰다. 전날 윤 후보가 김종인 전 위원장과 김병준 전 위원장,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의 ‘신 3김(金)’ 진용을 확정했다고 발표하면서 이르면 이날 김 전 위원장의 합류를 공식화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끝내 불발됐다. 윤 후보는 “김 전 위원장은 하루 이틀 시간을 더 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김 전 위원장의 합류 거부는 김병준 전 위원장, 김 전 대표와 ‘3김’으로 묶이는 것에 대한 불만과 함께 장제원 의원의 비서실장 임명설 등 선대위 인선 패싱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세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김 전 위원장은 전날 이 대표를 통해 이날 최고위에 본인의 인선안을 올리지 말라는 뜻을 전했다. 이 대표는 이를 윤 후보 측에 전달했다. 이 대표는 김 전 위원장의 의중을 파악하고자 이날 오전 찾아가 만난 것으로 파악됐다. 김 전 위원장은 “(선대위 합류를)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전했다. 이 관계자는 “김 전 위원장이 상당히 격앙된 태도였다”고도 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윤 후보의 전화도 받지 않았다.

 

선대위 종합상황본부장이 유력한 임태희 전 대통령비서실장도 이날 김 전 위원장을 찾아갔다. 임 전 실장은 회동 후 기자들에게 “(중도)확장을 해야 하는 문제도 있다”며 “(김 전 위원장이) ‘조금 시간을 갖고 생각해보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장제원 비서실장 등 이견… 출발부터 金 빠진 ‘尹 선대위’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원톱’ 역할을 맡을 것이 유력했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22일 돌연 합류 거부 의사를 보임에 따라 선대위 출범에 경고등이 켜졌다. 당 안팎에선 김 전 위원장이 마지막까지 선대위 주도권을 쥐기 위한 기싸움을 하는 것이란 분석과 윤석열 대선 후보와 김 전 위원장이 사실상 결별 수순을 밟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엇갈린다. 이미 ‘신 3김(金)’ 축을 중심으로 한 선대위 구상을 발표한 윤 후보 측은 김 전 위원장의 갑작스러운 태도 변화에 당혹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국민의힘이 중앙선대위 발족식을 예고한 내달 6일 전까지 김 전 위원장을 설득할 수 있을지 윤 후보는 또다시 정치력을 시험받게 됐다.

최고위 참석하는 당 지도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앞줄 오른쪽)와 김기현 원내대표(〃 왼쪽) 등 지도부가 22일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허정호 선임기자

◆김종인, “할 말 없다” 싸늘한 반응… 윤석열 “나도 모르겠다”

 

김 전 위원장과 국민의힘 선대위의 갈등은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부터 조짐이 보였다. 윤 후보는 당 최고위에서 확정하기로 한 선대위 인선안에 김 전 위원장의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윤 후보는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님께서는 계속 말씀을 제가 올렸는데 하루 이틀 좀 시간을 더 달라고 해서 본인께서 최종적으로 결심하시면 그때 올리도록 하겠다”고 했다. 선대위 이양수 수석대변인은 “전날 저녁 (김 전 위원장이) 제3자를 통해 윤 후보한테 (인선 보류) 뜻을 전했다. 진의를 파악하고 예우를 다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수석대변인이 언급한 제3자는 이 대표인 것으로 확인됐다. 당 선대위에서는 큰 갈등으로 보이는 것에 대한 부담 때문인지 특별한 문제가 없는 것처럼 설명했지만, 전날과 이날 오전 김 전 위원장과 윤 후보 측은 선대위 인선을 놓고 상당한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이날 오전 최고위 전 주요 당직자 차담회에서 이 대표와 윤 후보가 격앙된 분위기 속에 충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가 윤 후보에게 김 전 위원장의 합류 거부 의사를 전하며 설득이 필요하다고 제안했지만 윤 후보는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 인선을 밀어붙였다.

사진=연합뉴스

이후 이 대표와 선대위 종합상황본부장이 유력한 임태희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잇따라 김 전 위원장을 찾아가 설득했지만, 이 자리에서 김 전 위원장은 총괄선대위원장직 수락 유보 의사를 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광화문 사무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장제원 의원의 비서실장 내정’, ‘김병준 전 위원장 상임선대위원장 임명’ 등 선대위 인선에 관한 질문에 “내용을 몰라서 할 얘기가 없다”며 침묵했다. 자신의 선대위 합류에 대해서도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하루이틀 시간을 달라”고 했느냐는 질문에 “그런 얘기 한 적 없다”고 했다. 윤 후보는 이날 최고위 직후 김 전 위원장의 합류 거부 배경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여러분이 취재해봐라. 저도 정확하게 모르겠다”고 답했다.

 

◆선대위 인선 문제와 권한·역할 배분 놓고 김 전 위원장 격노

 

김 전 위원장의 갑작스러운 기류 변화는 장제원 의원의 비서실장 임명과 권한·역할 배분을 둘러싼 이견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 윤 후보는 서울중앙지검장시절 인연을 처음 맺은 뒤 경선 기간 물심양면으로 일해온 장 의원을 후보 비서실장으로 쓰겠다는 의사를 갖고 있지만, 김 전 위원장은 장 의원의 아들 장용준씨 문제로 청년 유권자의 반감을 살 수 있다며 기용에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의원은 과거 “독불장군”, “마이너스의 손”이라고 김 전 위원장의 비대위 운영을 공개 비판하며 무소속 홍준표 의원의 복당을 적극적으로 건의하기도 했다. 김 전 위원장과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은 김병준 전 위원장의 역할과 권한 배분이 뚜렷하지 않은 점도 김 전 위원장의 총괄선대위원장직 수락에 걸림돌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 뉴스1

윤 후보 역시 김 전 위원장에 대한 불만이 커져 그를 제외한 선대위 구상도 고려 중이라는 이야기도 나왔으나, 윤 후보 측은 이를 부인했다. 이 수석대변인은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그건 너무 나간 얘기”라고 선을 그었다. 김병민 대변인도 “윤 후보도 지속적으로 설득에 나설 것이고, 아마 조만간 잘 해결되지 않겠나”라고 부연했다.


김주영·이창훈·이현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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