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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7억+α’ 배임 입증 과제… 로비 의혹은 손도 못 대

입력 : 2021-11-22 19:40:50 수정 : 2021-11-22 19:4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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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대장동 4인방’ 기소

김만배 등 3명 배임액 추가 그쳐
초동수사 부실… 줄확진 사태 등
“실력·의지 모두 부족” 비판 나와
곽상도·권순일은 소환조차 안 해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왼쪽)씨와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

검찰이 22일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57)씨와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48) 변호사, 천화동인 5호 소유주 정영학(53) 회계사를 구속기소하면서 경기 성남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 사건 수사는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 검찰은 남아 있는 의혹에 대해 수사를 이어나가겠다고 했지만 대선 국면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연루 의혹까지 파헤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이, 윤 후보 모두 상대 후보에 대한 의혹 부분은 특검을 통해 밝히자는 입장이어서 남은 의혹들은 이른바 ‘대장동 특검’의 몫으로 남겨졌다는 분석이다.

22일 법조계에서는 대장동 비리와 관련한 검찰 수사의 성과로, 김씨 등 3명의 배임 혐의 액수를 ‘651억원+α’의 택지개발 배당 이익과 ‘1176억원+α’ 상당의 시행 이익으로 정리한 점을 꼽았다. 택지개발 배당이익과 시행이익을 합한 ‘1827억원+α’로 배임혐의 액수를 구체화한 점이 성과라면 성과라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 배임액수를 법정에서 입증하는 문제는 별개다. 한 전직 검찰 관계자는 “배임 액수가 크면 수사성과가 큰 것처럼 착각하는 수가 있지만 그렇지 않다”며 “실제 법정에서 꼼꼼하게 혐의를 입증할 수 있는지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른바 ‘윗선’ 수사는 의미 있는 결과를 내놓지 못했다. 검찰이 초기에 수사를 미적거리면서 성남시 등 핵심 압수수색 장소에 대한 강제 수사가 늦은 데다 정 회계사의 진술에 크게 의존하면서 계좌추적 등 객관적 물증 확보에 실패한 탓이다. 이 때문에 검찰 안팎에서는 “특별수사 경험이 부족한 인물들이 수사팀을 장악하고 있다”는 뒷말도 나왔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실력과 의지 모든 측면에서 부족한 점이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위반하고 ‘쪼개기 회식’을 하다가 수사팀 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수사를 총괄하는 부장검사가 교체되는 전례 없는 일까지 벌어졌다. 검찰의 안일한 수사태도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왼쪽), 권순일 전 대법관

검찰은 이날 구속기소된 대장동팀과 유동규(52) 전 성남도시개발공사의 배임 혐의로 사건을 정리하는 한편, 부랴부랴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의 50억원 알선수재 혐의를 추가해 ‘정·관계’ 로비 의혹의 구색 맞추기를 시도했다. 하지만 검찰은 지난 9월 말 수사팀을 꾸린 이후 현재까지도 곽 전 의원을 소환조사하지 못했고, 곽 전 의원 외의 다른 정·관계 인사들에 대한 수사도 지지부진한 상태다. 권순일 전 대법관도 화천대유 고문으로 영입된 것과 이 후보의 선거법 위반 사건에서 무죄를 선고한 것의 연관성이 도마위에 올랐지만 검찰은 권 전 대법관을 조사조차 하지 않았다.

이날 현재 대선이 107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대선 전까지 특검의 결론이 나올지도 미지수다. 통상적으로 특검 임명 후 수사 종료까지는 준비기간 20일에 수사기간 60일, 필요시 연장 수사기간 30일 등 최장 110일의 수사기간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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