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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꼬리 자르기에 그친 檢 대장동 수사, 조기특검이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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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11-22 23:15:09 수정 : 2021-11-22 23: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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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많고 탈도 많은 검찰의 대장동 게이트 수사가 꼬리 자르기로 일단락됐다. 검찰은 어제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와 천화동인 4, 5호 소유주인 남욱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를 배임과 뇌물혐의로 기소했다. 전담수사팀이 꾸려진 지 54일 만이다. 이들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등과 짜고 화천대유 측에 8000억원대의 개발이익을 몰아줘 성남도개공에 수천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런데 공소장에 윗선 개입과 정·관계·법조계 로비 의혹이 빠졌다니 어이가 없다. 검찰은 부실수사 책임을 면할 길이 없다.

검찰 수사는 국민 신뢰를 잃은 지 오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성남시의 개입, 각종 로비 증거와 정황이 차고 넘치는데도 검찰은 수차례 영장기각과 뒷북 압수수색 등 실책을 되풀이했다. 대장동 아파트 분양업자가 2014년 성남시장 선거를 전후해 43억원을 남 변호사와 김씨에게 건넸고 이 후보의 선거운동 비용으로 쓰였다는 진술까지 등장했다. 이처럼 윗선을 찾을 핵심단서가 나올 때마다 검찰은 사건을 축소하거나 뭉개기 일쑤였다. 권순일 전 대법관의 이 후보 재판 거래 등 사법 관련 의혹은 아예 손도 대지 않았다. 오죽하면 수사 의지도 능력도 없다는 말까지 나왔을까. 수사팀이 방역수칙을 무시한 채 회식까지 벌이고 일부는 코로나19 확진 판정까지 받았다니 말문이 막힌다.

이제 대장동 윗선·로비 의혹은 특별검사 수사로 규명할 수밖에 없다. 이 후보가 조건 없이 대장동 특검을 받겠다고 했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도 자신에게 제기된 ‘고발 사주’ 의혹과 함께 쌍특검을 수용할 뜻을 수차례 밝혔다. 말뿐이다. 여야는 소모적인 공방만 벌이며 정치적 득실 따지기에 여념이 없다. 민주당은 윤 후보의 부산저축은행 대출비리 부실수사 의혹을 포함하고 이도 모자라 특검 추천에 유리한 상설특검을 고집한다. 야당은 들은 척도 하지 않는다. 진상규명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

여야는 특검협상을 서둘러야 한다. 유권자의 올바른 선택을 위해 내년 3월 대선 전에 그 실체를 명백히 밝히는 게 최소한의 도리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대장동 특검 임명권을 야당에, 고발 사주 특검 지명권은 여당에 주는 방안을 제시했다. 공정성과 중립성을 확보할 합리적 대안이라 할 만하다. 두 후보 모두 잘못이 없다고 한 만큼 마다할 이유가 없다. 특검을 피할 궁리만 하다가는 민심의 역풍을 맞기 십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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