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보다 197억원 증가 수준
김제시 102억원으로 지역 최다
“돌발 변수 어쩔 수 없다”며 손놔
전북 자치단체가 지난해 국비 지원금 630억원을 제때 사용하지 못해 자진 반납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 추진이 시급하거나 사업비 규모가 큰 현안사업을 위해 정부 지원 예산을 어렵게 확보하고도 사업을 계획대로 추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22일 전북도에 따르면 14개 시군이 지난해 반납한 국비는 총 630억1000여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도 반납액 432억3000여만원보다 197억7000여만원(45.7%)이 증가한 수준이다. 2018년에 이월된 국비 지원금 191억8000여만원도 추가로 반납했다.
국비 반납 금액이 가장 큰 곳은 김제시로 102억8200만원이나 된다. 2019년 41억7600만원보다 61억원 이상 늘어난 금액이다. 이어 전주시 80억1700만원, 익산시 72억3000만원, 군산시 65억4000만원, 정읍시 61억9000만원, 완주군 43억2000만원, 남원시 36억7000만원, 부안군 32억7000만원 등 순이다. 순창군 등 나머지 군 단위 지역에서도 국비 17억∼25억원가량을 반납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비 반납액이 늘어난 이유는 부실한 사업계획 수립과 사업 추진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주민 반대 여론, 부지 매입 어려움 등으로 계획대로 추진하지 못한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각종 축제와 행사, 주민자치활동 등이 취소 또는 축소된 것도 한 원인으로 꼽혔다.
애써 확보한 국비를 자진 반납하면서 각 지자체가 계획한 각종 현안사업에 제동이 걸리거나 제때 추진하지 못하는 상황에 처했으나, 전북도와 각 지자체는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한 채 “돌발변수로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지자체가 국비를 반납하면 기획재정부 등 부처의 동일사업에 대한 국비 재지원이 거의 불가능한 데다 다음연도 지역사업에 대한 국비 확보에 불이익을 받게 된다는 점이다. 또 정부 지원사업 상당수가 국비에 지방비를 더한 ‘매칭사업’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국비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면 도비나 시·군비 또한 불용처리될 수밖에 없다. 국비를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렵게 마련한 국비를 당초 계획대로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게 더 필요하다는 의미다.
최영규 전북도의원은 “국비 지원은 열악한 지방 재정을 보완하고 지역 숙원사업 등을 추진하는 데 밑거름이 된다”며 “어렵게 확보한 국비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해 반납하는 일이 없도록 사업을 치밀히 계획하고 효율적으로 집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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