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침체되어 있던 유통가에 활기가 돌고 있다. 위드코로나가 시작된 이후 기업과 브랜드에서 고객과 소통하기 위한 방법으로 오프라인 매장을 혁신하고 있는 것. 단순한 판매 공간을 넘어 브랜드를 체험하고 오감을 만족시킬 수 있는 어른이들의 놀이터로 변신해 고객들의 발걸음을 붙잡겠다는 전략이다.
오프라인 매장의 변신은 가전, 패션, 식음료 등 업계를 불문하고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MZ세대가 있다. 언택트 쇼핑을 즐기는 이들에게 오프라인 매장은 온라인에서 찾아볼 수 없는 특별한 경험과 볼거리가 제공되는 곳이자 머물고 싶은 공간이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업계 주요 기업과 브랜드들은 젊은층이 몰리는 핵심거리에 매장과 팝업 스토어를 오픈하며 브랜드 인지도 상승은 물론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후지필름일렉트로닉이미징코리아(이하 후지필름 코리아)는 스마트폰에 익숙한 MZ세대들에게 디지털 카메라 사용 경험을 확대하기 위해 사진 문화와 스토어가 결합된 복합공간을 조성, 소통에 나서고 있다.
후지필름 코리아는 지난 9월 말 롯데백화점 에비뉴엘 월드타워점에 2호 직영점을 오픈했다. 투명한 유리와 아크릴을 혼합한 인테리어로 모던한 느낌을 더했으며, 매장 곳곳에는 자연친화적인 오브제와 아트 요소들도 풍부하게 배치됐다.
청담동에 위치한 후지필름 코리아의 1호 직영점인 ‘파티클’은 자칫 딱딱해 보일 수 있는 전자기기 이미지에서 탈피하기 위해 편안하고 세련된 인테리어로 꾸며졌다. 단순히 제품을 구매하는 매장을 넘어서 카메라를 체험하고 사진과 예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교류할 수 있도록 만남의 장소로도 확장하고 있다.
신세계푸드의 노브랜드 버거는 부산을 대표하는 핵심상권이자 트렌드 변화에 민감한 젊은 층이 즐겨 찾는 서면에 기존 매장과 차별화된 빈티지 컨셉의 매장을 신규 오픈했다.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조성된 노브랜드 버거 서면점은 단순히 버거를 즐기는 외식 매장으로서의 역할을 넘어 고객들에게 새로운 경험과 즐거움을 제공하는 복합 콘셉트 스토어로 꾸며졌다.
우선, 빈티지한 벽돌로 된 건물 외벽을 브랜드 컬러인 노란색으로 뒤덮어 멀리서도 한눈에 띌 수 있도록 했다. 각 층마다 테마에 따른 그래피티, 인테리어 소재, 조형물 등을 다양하게 활용해 이색적인 분위기에서 노브랜드 버거를 즐길 수 있도록 구성되었으며, 버거를 주문하는 1층 벽면에는 ‘WHY PAY MORE? IT’S GOOD ENOUGH’를 대형 그래피티로 넣어 가성비를 내세운 노브랜드의 자신감이 느껴지도록 했다.
2층은 미국 브루클린 거리에 온 듯한 분위기를 주기 위해 농구 코트, 철조망, 표지판을 활용했으며, 3층은 힙합을 테마로 빈티지 느낌의 스피커 20여개를 조합해 입체적인 사운드와 시각적인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꾸몄다. 이 외에도 감옥을 연상케 하는 스틸로 만들어진 체인, 창살, 의자 등으로 꾸며진 색다른 분위기의 룸도 만나볼 수 있다.
64년 전통의 국내 대표 란제리 브랜드 비비안은 압구정 로데오 메인거리에 카페와 매장을 접목한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했다. MZ세대 사이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체험형 매장을 컨셉으로, 직접 판매가 목적이 아닌 브랜드 경험을 목적으로 동선을 구성했다.
1층은 ‘카페브이’라는 이름으로 낮엔 카페, 밤에 샴페인 바를 운영한다. 미국 펍과 같이 자유로운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그레이 톤 벽지와 자연 채광이 어우러진 공간으로 분위기를 조성했으며, 이탈리아 정통 에스프레소를 재해석한 시그니처 에스프레소와 아인슈페너를 주력으로 선보인다.
2층 매장은 기존 오프라인 매장과 다르게 비비안과 올해 신규 론칭한 '그라운드브이'를 비롯해 '바바라', '샹텔', '에버제이', '메이', '플루토' 등 해외 프리미엄 란제리 브랜드 인기 제품 등을 한 공간에서 만나볼 수 있으며, 매장 곳곳에 테이블과 의자가 비치돼 여유로운 쇼핑이 가능하도록 쉼터도 마련했다.
코오롱FnC가 전개하는 유니섹스 영 캐주얼 브랜드 ‘럭키마르쉐(Lucky March?)’는 아티스트와 협업한 첫 아트워크를 성수동 플래그십 스토어에 공개했다.
이번 아트워크 프로젝트에는 MZ세대가 열광하는 영 아티스트 페인터 김영진을 선정했다. 김영진 작가는 직관적으로 보이는 동시에 복잡하고 미묘한 세계처럼 느껴지는 작품을 선보인다. 특히 캔버스를 벗어나 다양한 매체를 활용함으로써 그림이 담기는 방식에도 한계가 없는 작업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프로젝트 주제는 ‘굿 바이브(Good vibes only)’로 김영진 작가는 럭키마르쉐의 브랜드 아이덴티티인 긍정적이고 액티브한 분위기를 시각적 언어로 표현해냈다. 총 네 개의 서프보드를 활용해 하루를 구성하는 아침, 낮, 저녁, 밤을 각 시간대의 색감으로 표현했으며, 로고와 키워드를 자유롭게 배치해 럭키마르쉐가 추구하는 문화 다양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2020년 8월 론칭한 럭키마르쉐는 온라인 유통 채널과 더불어, 1년의 시간 동안 전국의 주요 백화점에 팝업스토어 오픈을 병행해왔다. 주 타겟층이 2535인만큼 패션과 라이프스타일 영역에서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성수 지역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어 트렌드에 민감한 소비자들에게 실제로 제품을 만져보고 입는 경험을 제공하여 하이 퀄리티 브랜드로 인지도를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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