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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설’ 펑솨이 19일 만에 모습 드러내… 美 “中, 안전하다는 증거 내놔야”

입력 : 2021-11-22 06:00:00 수정 : 2021-11-21 22:5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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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이어 英도… 베이징 올림픽 ‘외교적 보이콧’ 검토 확산

국제사회 中 인권문제 우려 커져
영국 “적극적 논의 진행되고 있어”
日, 연말 미·유럽과 논의 가능성 속
日외상 “방중 요청 받아… 대응 검토”

‘미투’ 후 실종설 中 테니스 스타
폭로 19일 만에 공식석상 나타나
안전 우려 여전… 올림픽 변수로
중국 테니스 선수 펑솨이가 21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유소년 테니스 대회 개회식에서 참가자들이 내민 대형 테니스공에 사인을 해주고 있다. 트위터 캡처·로이터연합뉴스

미국에 이어 영국도 내년 2월로 예정된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외교적으로 보이콧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국제사회에서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영국이 “적극적인 논의”에 나서고 있고, 일본은 조심스럽기는 하나 미국의 요구가 있을 경우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중국 고위관리에 대한 ‘미투’ 이후 실종설로 국제사회의 이목이 쏠린 중국 테니스 스타 펑솨이가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그의 신변 안전과 성폭력 의혹 등에 대한 조사 요구가 여전해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영국 더타임스 등에 따르면 영국 정부 내에서 현재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과 관련한 “적극적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리즈 트러스 영국 외교부 장관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을 지지하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언론은 보리스 존슨 총리 대신 캐롤라인 윌슨 주중 영국대사만 동계올림픽에 참석하는 방안이 고려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는 딜레마에 빠진 모습이다. 미국 정부가 외교적 보이콧에 들어가 미국에 동조하면 중국 반발이 예상되고, 미국과 보조를 맞추지 않을 경우엔 동맹국 미국의 불만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는 지난 19일 기자단에 “일본은 일본의 입장에서 사안을 생각하고 싶다”고 말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1일 이와 관련해 “현시점에서는 동맹국이나 우호국에 따를 것을 요구하는 미국 정부의 발표는 없지만 연말에 걸친 미국·유럽과의 협의에서 도마 위에 오를 수 있다”고 보도했다.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외무상은 이날 민영방송 후지TV에 출연해 지난 18일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통화 시 방중을 요청받은 사실을 공개하면서 “앞으로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왼쪽)가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양복 색깔에 비해 너무 튀는 트뤼도 총리의 빨간 양말이 시선을 끈다. 워싱턴=AP연합뉴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18일 백악관에서 열린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의 회담에서 외교적 보이콧의 지지 여부에 대해 “우리가 검토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중국 내 인권 문제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 이후 백악관 젠 사키 대변인은 외교적 보이콧 검토는 신장위구르자치구 인권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5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화상 정상회담에서 신장위구르뿐만 아니라 티베트, 홍콩 등의 인권 문제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명했다.

여기에 최근 국제사회의 이목이 쏠리고 있는 펑솨이 사건도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의 인권 문제, 비밀주의, 인터넷 및 언론 통제 등을 전 세계가 재확인한 것이다.

펑솨이는 지난 2일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 중국 최고지도부 일원이었던 장가오리 전 부총리와 강압에 의한 성관계를 했다는 폭로 이후 공식 석상에 나타나지 않아 실종설이 제기됐다. 스티브 사이먼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최고경영자(CEO)는 “적절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으면 중국과 관련된 사업을 모두 철수할 것”이라며 중국 당국을 압박했고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 오사카 나오미(일본), 세리나 윌리엄스(미국) 등 스타들도 관심을 표명했다.

 

사진=EPA연합뉴스

중국은 관영 매체를 통해 펑솨이의 최근 사진 등을 지인에게 확보했다며 실종설 반박에 나섰다. 공개한 사진의 촬영 시점 등이 불명확해 논란만 확산되는 양상이었으나 폭로 19일 만인 21일 펑솨이가 공개행사에 참여한 모습이 공개되면서 일단 실종설은 가라앉았다.

관영 환구시보 후시진 편집인은 이날 오전 트위터에 펑솨이가 운동복 차림으로 관중에게 손을 흔드는 37초 분량의 영상을 공개하며 “펑솨이가 베이징에서 열린 유소년 테니스 경기에 나타났다”고 밝혔다. 후 편집인은 전날 밤에도 트위터에 “펑솨이가 레스토랑에서 식사하는 모습이 찍힌 영상 두 개를 확보했다”며 각각 14초와 1분짜리 영상을 올렸다.

영상, 사진 공개로 실종설은 어느 정도 잠잠해졌지만, 국제사회가 의문을 품고 있는 미투 폭로 뒤 어떻게 지냈는지, 중국 정부의 강압은 없었는지 등 펑솨이 본인이 직접 해명해야 할 부분에 대해선 답이 없는 상태다. 영상이 강제 촬영된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사이먼 CEO는 펑솨이 영상 공개에 대해 “그녀를 보게 된 것은 긍정적이지만 강제 또는 외압 없이 그녀가 자유롭고 스스로 결정을 내릴 수 있는지 불분명하다”며 “은폐되고 검열당한 그녀가 성폭행당했다는 혐의와 그녀의 건강과 안전에 대한 우려는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백악관도 펑솨이의 신변과 관련해 우려 입장을 내놨다.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중국 당국이 그녀의 행방과 안전에 검증 가능한 증거를 내놓아야 한다”며 “어떤 성폭행 주장도 조사받아야 하고 여성의 말할 권리는 존중돼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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