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원, 오류 인정 여부 29일 발표

지난 18일 치러진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의 과학탐구영역 생명과학Ⅱ 과목에서 출제 오류가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해당 문항은 제시된 설정 자체에 오류가 있어 답을 찾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게 이의를 제기한 수험생 등의 판단이다.
21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 홈페이지 내 이의신청 전용 게시판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 총 285개의 이의제기(문항 중복 포함)가 올라왔다. 이 중에서 생명과학Ⅱ 20번 문제에 대해 오류를 제기하는 글은 도합 47건으로 단일 문항 이의제기 가운데 가장 많았다. 수험생들 사이에서 문제의 적정성에 대한 논란이 가장 뜨겁다는 의미다.
이 문항은 동물 종 P의 두 집단에 대한 유전적 특성을 분석해 멘델 집단을 가려내는 문제다. 제시문과 보기로 구성돼 있는데 제시문에서는 집단 Ⅰ과 Ⅱ 중 한 집단만 하디·바인베르크 평형(일정한 조건을 만족하며 생식하는 집단의 경우 대립유전자와 유전자형의 빈도가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상태)이 유지된다고 돼 있다.
김연섭 종로학원 과학팀장은 “집단 Ⅰ의 경우 유전자 B의 빈도가 B*의 빈도보다 작게 나오기 때문에 마지막 조건 ‘B의 빈도는 B*의 빈도보다 크다’는 조건과 부합하지 않는다”며 “집단 Ⅱ가 하디-바인베르크 평형이 유지되는 집단일 수밖에 없는데, 이를 통해 집단 I의 개체 수를 구해 보면 유전자형이 B*B*인 개체 수가 음수인 -10이 되므로 이 역시 모순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 문제는 수능을 치른 학생들 사이에서도 항의가 빗발치고, 일부는 ‘재시험’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이의신청 글 작성자는 “아예 문제 자체의 오류로 답을 구할 수 없었다”며 “올해 EBS 수능완성에서도 하디-바인베르크 문제에서 개체 수가 음수가 나오는 오류가 있었는데 그걸 연계한 건가. 재시험을 치러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수능에서 생명과학Ⅱ 지원 인원은 7868명으로 전체 과학탐구 영역 지원 인원의 약 1.6%로 추정된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2일 오후 6시까지 이의신청을 받고, 오류 인정 여부를 포함한 심사 결과를 오는 29일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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