똘똘한 두 채 보유자 ‘억소리’ 내
1주택자 부담 경감 등 보완 시급

국세청이 오늘 올해분 종합부동산세 고지서를 발부한다. 홈택스에서도 과세 내역을 볼 수 있다. 전체 종부세 납부 대상자는 지난해보다 10만명가량 늘어난 80만명 가까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주택분 종부세수는 지난해보다 3배 이상 급증한 5조7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종부세 폭탄’이란 말이 나온다.
종부세는 과세 기준일인 6월1일 현재 주택·토지를 인별로 합산해 공시가격 합계액이 공제금액을 초과하는 경우 초과분에 대해 매겨진다. 주택분 종부세는 주택공시가격에 기본공제 6억원(1주택자 11억원)을 빼고 공정시장가액비율을 곱해 과세표준을 산출한 뒤 과세표준 구간별 세율을 곱해 종부세액을 결정한다. 여기에서 세액공제 등을 빼면 납부세액이 나온다. 올해 공시가격이 급등했고 공정시장가액비율도 지난해 90%에서 95%로 높아졌다. 종부세율은 다주택자의 경우 0.6∼3.2%에서 1.2∼6.0%로, 1주택자는 0.5∼2.7%에서 0.6∼3.0%로 올랐다. 이처럼 공시지가, 공정시장가액비율, 종부세율이 줄줄이 올라 다주택자를 중심으로 세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서울의 ‘똘똘한 두 채’ 보유자는 재산세와 종부세를 합한 보유세가 1억원을 넘어선다. 그야말로 ‘억소리’가 날 것이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은 “국민 98%는 종부세와 무관하다”고 했다. 이들은 종부세 고지서를 받지 않는다는 말이다. 하지만 정부는 부동산정책 실패의 책임을 국민에 떠넘긴다는 비판을 새겨들어야 한다. 월세 세입자가 최대 피해자다. 종부세 등 보유세 부담이 커진 집주인들이 전세를 월세로 돌리고 임대료를 높여 세 부담을 세입자에게 전가하는 탓이다. 증여 바람도 거세다. 올 들어 9월까지 전국 아파트 증여는 2006년 통계 작성 이래 두 번째로 많은 6만3054건이나 이뤄졌다.
여야 대선후보들 간에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대통령이 되면 종부세를 재산세에 통합하거나 1주택자에 대해서는 면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대안은 종부세 폐지를 통한 부자 감세가 아니라 부동산으로 걷은 세금이 더 많은 국민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부동산 세제를 전반적으로 다시 검토할 필요는 있지만 정치권 입김에 따라 부동산 관련 세제가 수시로 바뀌어선 안 된다. 세수를 정치권이 마음대로 주물러서도 곤란하다. 1주택자 등 실수요자 보호대책을 보완하고 원칙을 바로 세우는 일이 급선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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