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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트폭력 신변보호자 살해한 전 남친 검거... 경찰 늑장 출동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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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11-20 17:00:00 수정 : 2021-11-20 17:2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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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진 여자친구를 찾아가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데이트폭력 살인사건 용의자' A씨가 도주 하루만인 20일 대구에서 검거돼 서울 중구 서울중부경찰서로 이송되고 있다. 뉴스1

데이트폭력 피해로 경찰의 신변보호를 받던 여성을 살해하고 도주한 30대 남성이 하루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신변보호용 스마트워치의 기술적 결함으로 경찰이 늑장 출동해 살인 사건이 발생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20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중부경찰서는 이날 낮 12시40분쯤 신변보호 대상이었던 30대 여성 A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A씨의 전 남자친구인 30대 B씨를 대구의 한 숙박업소에서 체포했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를 통해 B씨의 동선을 추적한 끝에 검거했으며 B씨는 범행을 부인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오전 11시30분쯤 서울 중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A씨가 머리 부위에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A씨는 병원으로 이송되던 중 숨졌다.

 

A씨는 데이트폭력 신변보호 대상자로, 지급받은 스마트워치로 경찰에 두 차례 긴급 호출해 경찰이 첫 신고 후 12분 후 현장에 도착했지만 이미 B씨로부터 공격을 당한 뒤였다.

 

이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스마트워치의 기술적 결함 등의 문제로 피해자 위치를 잘못 파악해 두 번째 호출 이후에야 사건 현장에 도착한 것을 두고 비난 여론이 제기된다. 첫 번째 신고가 이뤄진 시각은 오전 11시29분이었다. 경찰은 3분 뒤인 11시32분 신고가 이뤄진 스마트폰 위칫값인 명동 일대에 도착했으나, 사건 발생 지점부터 약 500m 떨어진 곳이었다.

 

A씨는 곧이어 11시33분 두 번째 호출을 했고, 경찰은 스마트워치 위칫값인 명동 일대와 피해자 주거지로 나누어 출동해 8분 뒤인 11시41분에 피해자 주거지에 도착했다. 첫 번째 신고가 이뤄진 것보다 12분이 지난 후에야 현장에 도착한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기술적 결함으로 인해 스마트워치의 위칫값과 피해자의 주거지가 500m 오차가 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경찰이 A씨를 발견했을 때는 이미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앞서 지난 7일 A씨가 경찰에 “전 남자친구가 죽이겠다는 협박을 한다”며 분리 조치를 요청해, A씨에게 스마트워치를 지급하는 등 보호조치를 했다. 법원은 이틀 뒤 100m 이내 접근 금지, 정보통신 이용 접근 금지 등 잠정 조치를 결정했다. 경찰은 이 내용을 전 남자친구에게도 고지했으며 사건 발생 전날까지 일곱 차례 A씨의 신변을 확인했다.

 

A씨는 18일까지 지인의 집에서 생활하다가 19일 혼자 거주하던 오피스텔에 왔다가 변을 당했다. A씨는 경찰과의 마지막 통화에서 “아직까지 전화 온 것도 없고 찾아오지도 않았다”며 “심리적으로 안정이 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20일 경찰 조사를 받을 예정이었다.

 

위치추적 시스템 문제로 살인 사건을 막지 못해 논란이 되자, 경찰은 시스템 개선에 나섰다. 서울경찰청은 “중부서 신변보호 대상자 사망사건 처리 과정에서 최초 신고 시 스마트워치의 위칫값이 명동으로 나타난 것은 스마트워치의 위치를 기지국 중심으로 확인하는 기존 112시스템을 활용해 조회하는 과정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이번 일을 계기로 스마트워치 등 신변보호 대응 시스템의 문제점을 재점검하고, 특히 시범 운영 중인 신변보호 위치 확인 시스템에 대해서도 점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청은 현행 112 위치 추적 시스템의 한계를 개선하고자 지난달 말부터 신변보호 위치 확인 시스템을 개발해 시범 운영 중이다. 이 시스템은 복합측위 방식으로 위치추적시간을 3초 이내로, 오차범위는 50m 이내까지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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