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 새내기 공무원들이 조직 문화 개선 방안으로 “업무에 서툰 직원을 배려하는 문화가 확산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최근 대전시 새내기 공무원이 직장 내 갑질을 호소하며 극단적 선택을 한 이후 대전시는 조직문화 개선에 나섰다.
허태정 대전시장은 18일 직접 공무원들의 목소리를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 자리엔 최근 2년 이내 대전시 공직사회에 들어온 8·9급 8명 신입 공무원들이 참석했다.
이날 참석한 신규 공무원들은 업무에 서툰 신규 직원들에 업무적 도움을 주는 능동적인 조직 문화가 형성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A씨는 “처음 공직에 입문해 예산, 급여와 같은 민감한 업무를 맡게 돼 부담을 느꼈다”면서 “주변 직원들과 팀장의 도움으로 차츰 적응을 해나가고 있다. 팀장들이 직원을 배려하고 함께하는 문화가 정착된다면 신규직원들의 적응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신규 공무원 B 씨는 “광역 지자체의 특성상 중앙부처와 자치구 간의 중간 역할을 해야하고 때에 따라 자치구에 여러 요구를 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는데 낮은 급수로 인해 협조를 받기 어려울 때가 있다”고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부서 내 소수 직렬인 신규직원 C 씨는 “혼자 소수 직렬인 관계로 가끔 혼자라고 느낄 때가 있다”며 “특정과에 소수직렬 신규직원 배치 시 최소 2명 이상 배치하면 서로 의지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허 시장은 “공직사회가 사회 변화의 흐름에 늦게 반응하는 문제가 있다”며 “간부 직원이 먼저 최신 경향에 대한 교육을 받고 구태를 개선해나가는 동시에 이번 한 번이 아니라 앞으로 신규 공무무원들과 다양한 소통기회를 마련해 조직문화를 개선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허 시장은 이어 “시장이 앞으로 객관적인 시각으로 조직 내 신규직원들의 대변자 역할을 담당하겠다”며 “다양한 세대 구성원의 목소리를 경청하기 위해 배석자 없이 6~7급, 5급, 4급 직원들과 격의 없는 대화 시간을 갖고 대전시의 조직문화 개선과 소통의 장 마련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대전시가 최근 공무원들의 세대별 현황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시 공무원 구성 변화를 살펴보면, 2010년 대비 50세 이상 직원의 비중이 12.8%p, 30세 이하가 9.9%p 증가한데 반해, 세대 갈등의 완충 역할을 할 수 있는 31~50세의 중간 계층 비중이 22.7%p 감소했다.
대전시 관계자는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에 따른 조직으로 신규 진입한 MZ(80년대 초∼2000년대 초반 출생 세대)세대와 IMF 극복이후 조직 확장 시기에 임용된 세대 간 인식과 행동양식 등에서 상호 이해해야 할 부분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는 세대 간 문화 차이로 인한 갈등에 상시 노출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는 수직적이고 관습적인 조직문화 개선을 위해 인사, 교육, 조직적응, 문화 4대 중점 추진 분야를 중심으로 유연한 근무문화 조성, 갑질 문화 근절, 균형 있는 인력배치 등의 세부 방안을 포함한 개선안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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