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일 시행된 2022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대체로 작년 수능에 비해 어려웠던 것으로 분석됐다. 처음으로 문·이과 구분 없이 치러진 올해 수능은 국어·수학·영어영역에서 모두 어느 정도 변별력을 갖췄다고 교사들과 입시업체들은 평가했다.
출제위원장인 위수민 한국교원대 교수는 “모의평가에서 재학생·졸업생(격차)에 별다른 특징이 없었고 우려했던 성취 수준간 양극화 현상에도 특이점이 없어 모의평가의 기조를 유지하면서 출제했다”며 “선택과목에 따라 수험생 간 유불리 가능성을 최소화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1교시 국어영역은 작년 수능과 비슷하거나 약간 쉽다고 많은 교사, 입시업체들이 평가했지만, 실제 수험생들의 체감 난도는 그보다 높았던 것으로 보인다.
‘브레턴우즈 체제 기축통화’(10∼13번)·‘헤겔 변증법’(4∼9번) 등 변별력 있는지문들이 있었고, 8, 13, 16번 등은 지문이 길지 않더라도 ‘보기’에 적용해 풀기가 쉽지 않았을 것으로 분석됐다.
2교시 수학영역은 6·9월 모의평가와 비슷한 정도로 어렵게 출제됐다는 평이 많다.
대성학원과 유웨이 모두 ‘공통+확률과 통계’는 지난해 수학 나형(인문계열)보다 어렵고 ‘공통+미적분’은 지난해 수학 가형(이공계열)보다 약간 어렵다고 분석했다.

진학사는 전반적으로 9월보다 공통과목은 다소 까다롭게, 선택과목은 비슷한 수준으로 출제됐다고 풀이했다.
3교시 영어영역은 지난해 수능보다 어려워졌지만, 어려웠다는 평가를 받았던 지난 9월 모의평가보다는 쉬웠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올해 영어 영역은 EBS 교재에 나온 지문을 그대로 출제하지 않고 내용이 유사한지문이나 문제를 내는 간접연계로 전환됐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전체적으로 상당히 변별력이 있는 시험”이라며 “국어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어려웠고, 수학도 지난해보다는 어렵게 출제됐으며 영어도 아주 쉬웠던 지난해보다는 어렵게 출제됐다”고 평했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도 “전반적으로 변별력 있는 수능”이라며 “국·수·영 모두 2021년도 수능보다 약간 어렵게 출제됐다”고 분석했다.
올해 수능에서는 국어·수학 영역이 지난해와 다르게 ‘공통과목+선택과목’ 구조로 이뤄졌다. 위 출제위원장은 “6월과 9월 모의평가 결과를 반영해 적정 난이도와 변별도를 설정했다”며 “예년의 출제 기조를 유지하되, 선택과목에 따라 수험생 간 유불리 가능성을 최소화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실제로 선택과목에 따른 점수 차이는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종로학원은 2교시 수학 영역에서 문과 위주의 ‘확률과 통계’ 응시학생이 이과 수험생이 많이 고른 ‘미적분’, ‘기하’ 학생들에 비해 점수 확보가 어려울 듯하다면서 문과 학생들의 수시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 표준점수 고득점 확보가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확률과 통계, 미적분 점수 격차 정도에 따라 정시에서 이과 학생들의문과 교차 지원 발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올해 수능은 서울 주요 대학의 대입 정시 모집 확대와 약학대학 학부 신입생 모집 등으로 지원자가 늘고 결시율도 떨어졌다. 지원자 수는 처음으로 50만명선이 무너졌던 지난해보다 3.3% 늘어난 50만9821명이었다. 코로나19에 확진된 수험생은 96명, 자가격리 수험생은 128명이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수능일인 이날부터 오는 22일 오후 6시까지 문제와 정답 이의신청을 홈페이지 전용 게시판에서 받으며, 이를 심사해 29일 오후 5시에 정답을 확정·발표한다. 수능 성적은 다음 달 10일 수험생에게 통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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