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중국을 견제하는 것은 유럽의 전략이 아니다”

입력 : 2021-11-19 06:00:00 수정 : 2021-11-18 22:25:45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런던서 ‘한반도 평화포럼’ 개최

“美가 中 견제하는 것과 성격 달라
인·태지역서 오히려 협력할 것”

“한·유럽, 美·中경쟁 파고서 협력
협업과 공통분모의 확대 필요”

한반도비핵화 기여 방안도 논의

“중국을 견제하는 것은 유럽의 전략이 아니다.”

 

유럽연합(EU) 고위 인사가 17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한반도 관련 포럼에서 유럽의 인도·태평양 전략은 중국 견제에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라인홀트 브렌더 EU 아시아 담당 국장은 이날 킹스칼리지 런던대에서 열린 ‘한반도 평화포럼’에서 “유럽은 중국을 견제하려고 하지 않으며, 오히려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과 협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역·환경 문제 등에서 중국과 유럽이 대립하는 면이 없지 않지만,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는 것과 유럽의 인도·태평양 전략의 성격은 다르다는 취지다.

 

브렌더 국장은 그러면서 한국과 유럽의 전략적 파트너십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국과 유럽 모두 중국과 경제적으로 협력하지 않을 수 없고, 미·중 경쟁의 파고를 헤쳐나가야 한다는 점에서 한국과 유럽은 전략적 파트너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날 토론자로 나선 김세미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 방문연구원도 양측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동의했다. 김 연구원은 “영국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한국 신남방정책의 협업 가능한 부분, 공통분모 확대가 필요하다”며 “영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한국과 중국이 언급되는 비중을 볼 때 한국이 현저히 적다”고 지적했다.

 

토론에서는 유럽 국가들이 한반도 비핵화에 기여 가능한 방안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제임스 호어 전 북한 주재 영국 대사대리는 “2000년대 초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첫 남북정상회담 당시 한국 정부는 여러 유럽 국가들이 북한과 외교관계를 수립하길 원했고, 이에 화답해 북한과 유럽 국가들이 국교를 맺었다”며 유럽이 한국 정부와 함께 북한을 국제사회에 끌어내는 데 노력해왔다는 점을 강조했다. 브렌더 국장은 “유럽은 한반도의 주요 행위자가 아니지만, 이런 배경 덕분에 유럽이 미국보다 중립적으로 한반도 문제에 접근할 수 있다”며 “중동 문제 등에서 갈등을 해결했던 전문성으로 한반도 문제에 유럽이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견해에 대해 존 에버라드 전 북한 주재 영국대사는 북·미 대화 동력이 약해진 현재 상황에서는 유럽의 중재 역할이 제한된다고 말했다.

17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킹스칼리지 런던대에서 열린 2021 한반도 평화포럼에서 참가자들이 유럽과 영국이 한반도·아시아 평화와 북한 비핵화 문제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런던=홍주형 기자

킹스칼리지가 주최하고 런던 소아스(SOAS)대학교, 주영 한국대사관이 후원한 이번 포럼은 두 개의 패널 토론으로 구성됐다.

 

라몬 파체코 파르도 킹스칼리지 유럽·국제학 교수가 좌장을 맡은 첫 번째 패널 토론에서는 브렌더 국장, 김 연구원, 아비나시 팔리왈 소아스대 정치·국제학과 교수가 영국과 유럽의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관여와 한반도 평화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토론했다.

 

탓 얀 콩 소아스대 비교정치학 교수가 주재한 두 번째 패널 토론에서는 에버라드 전 대사, 호어 전 대사대리, 홍주형 세계일보 기자가 유럽의 북한 문제에 대한 외교적 관여와 그 역사적 교훈에 대해 토론했다. 토론에 앞서 우리 측 김건 주영대사는 축사를 통해 한반도 평화가 지역적으로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미치는 파급력이 크다고 강조했다.


런던=홍주형 기자 jhh@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한지민 '우아하게'
  • 한지민 '우아하게'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