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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석 “정권 교체도, 재창출도 적절치 않은 표어… 심판 구호는 부당하고 불편”

입력 : 2021-11-18 07:00:00 수정 : 2021-11-18 09: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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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친 것들이 난무하는 강호에도 상호 존중하는 의리 있었으면"
연합뉴스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은 17일 "정권교체도 정권 재창출도 적절치 않은 표어"라며 "정권심판이라는 구호는 부당하고 불편하다"고 말했다.

 

임 전 실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남긴 글에서 이같이 밝힌 뒤 "마지막까지 애쓰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수고한다', '고맙다' 해줄 수는 없나"라고 언급했다.

 

임 전 실장은 "새로 들어설 정부는 반사체로서가 아니라 자신의 담대한 비전을 제시하고 국민의 신임을 받아야 한다"며 "거친 것들이 난무하는 강호에도 서로를 존중하는 의리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선을 앞두고 야당발(發) 정권심판론이 커지는 것은 물론 여당 내에서도 '이재명 대선후보가 이겨도 정권교체가 되는 것'이라는 주장까지 나오자, 문재인 정부의 초대 대통령비서실장으로서 문 대통령이나 정부에 대한 비판을 차단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임 전 실장이 내년 서울 종로 지역구 국회의원 보궐선거, 서울시장 선거 등에 도전할 가능성이 점쳐지는 가운데 문 대통령을 강력히 옹호하는 글을 올렸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임 전 실장은 "문재인의 단어는 숙명이다. 그의 능력은 운명을 받아들이는 능력"이라며 "애써 권력을 쥐려는 사람이 아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보내고 운명이 그렇게 된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문재인은 그래서 주어진 상황을 받아들이고 죽어라 일을 한다. 후회가 남지 않도록 몸을 혹사한다"며 "옆에서 보기 안쓰럽고 죄송할 따름"이라고 했다.

 

임 전 실장은 "매듭을 생각하게 된다. 피난민의 아들이 쓰는 종전선언, 불행한 역사를 마감하자는 대사면, 무엇이 가슴 속에 남았든 얼마 남지 않은 동안에도 대통령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임기를 마치면 노 전 대통령이 꿈꾸던 서민의 삶을 꼭 살아가시길 바란다. '숲 해설사'가 되시면 그것도 좋겠다"고 부연했다.

 

한편 임 전 실장은 글에서 "대선의 시계가 째깍거리고 문재인 정부의 임기가 끝나간다. 많은 일이 그렇듯 설렘으로 시작해 아쉬움이 남는다"며 정부 출범 이후 지난 4년 반 동안의 국정상황을 돌아보기도 했다.

 

그는 "잘못된 위안부 합의를 바로잡고 일본과의 관계를 실용적으로 개선하는 이른바 '투트랙 한일관계'는 상대와 손발이 맞지 않았다"며 "하노이에서 멈취선 남북평화열차는 못내 아쉽다"고 돌아봤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정책은 남북관계 뿐만 아니라 북미관계의 실질적이고 직접적인 성과를 목표로 했다는 점에서 그 차별성이 있다"며 "냉엄한 국제현실에서 미국의 인내와 동의 없이 한반도에서 시대사적 전환을 이루는 일이 불가능하다는 인식에 바탕을 두고 한미관계에 몇 배의 공을 들였다"고 평가했다.

 

코로나 극복에 대해서는 "대한민국이 이룬 성과가 눈이 부시다"고 하면서도 부동산 문제에 대해서는 "내 집 마련의 꿈이 멀어진 것에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글로벌 환경 때문이라는 것은 지식인의 변명"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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