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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동물학계 “구한말 한양도성 출몰한 조선표범, 멸종위기종 보호 단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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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11-17 14:51:35 수정 : 2021-11-17 14:51:34
김형환 온라인 뉴스 기자 hwan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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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르 표범. KBS1 ‘KBS 파노라마’ 영상 캡처

 

구한말까지 한양 도성 안팎에서 출몰했던 아무르 표범(조선표범)이 심각한 멸종위기에 처한 조선표범을 보호하고 공존할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해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 15일 개방형 정보열람 학술지 ‘보호 과학 프런티어스’(Frontiers in Conservation Science)에 영국 ‘런던동물학회’(ZSL)과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연구진이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 한양 주변의 표범 출몰과 관련한 다양한 사료를 연구한 결과를 게재했다.

 

연구진은 승정원일기 등에 적힌 범 관련 기록과 이 시기 한양을 여행했던 릴리아스 언더우드 여사 등 서양인이 남긴 사료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진은 구한말 한양 성곽 내 아무르 표범들의 먹이가 될 수 있을 만한 떠돌이 개가 많았다는 점, 버려진 집과 외곽의 울창한 숲 등이 은신처가 됐을 수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아무르 표범들이 한양이라는 도시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을 것이라 추정했다.

 

아무르 표범들은 적대적 도시 환경에서도 적응할 수 있는 대형 육식동물 중 하나이지만, 영하 20도에서 영상 30도를 웃돌던 한양에서 출몰했다는 것은 이들이 대단한 적응력을 가진 것을 방증한다는 게 연구진의 주장이다.

 

연구진은 19세기 말 조선의 정치·사회·경제적 상황이 한양 주변에서 아무르 표범들을 사라지게 했을 것이라 추정했다. 초기 서양인들이 사냥꾼을 고용해 포범 사냥에 나선 것이 대표적인 예시라고 주장했다.

 

논문의 제1저자인 UCL 지리학 박사과정 대학원생 조슈아 파월은 “과거 생태계는 보전 과학자들이 멸종위기종의 옛 분포와 개체 등에 관한 지식의 빈틈을 메워주는 가치 있는 도구”라며 “한양에서 아무르 표범의 출몰과 절멸은 완벽한 사례”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를 통해 표범이 충분한 먹이에 접근할 수 있고 낮에 몸을 숨길 빽빽한 초목이 있는 곳이라면 도시에서 생존할 수도 있다는 점을 파악했고 현재 심각한 멸종 위기종으로 분류된 아무르 표범을 보호하고 공존하는데 이번 연구가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연구진의 주장이다.


김형환 온라인 뉴스 기자 hwan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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