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인도네시아가 한국형전투기(KF-21) 공동개발 분담금 등에 대해 합의를 했지만, 구체적인 부분은 추후 협의하기로 하면서 논란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는 평가다.
방위사업청은 지난 11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양국 간 실무협의를 통해 인도네시아측 분담비율(20%)과 납부기간(2016∼2026)을 기존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다만 방산물자 지정에 따라 체계개발 사업비가 8조6000억 원에서 8조1000억 원으로 감소, 인도네시아의 분담금 규모도 1조7000억 원에서 1000억원이 줄어들었다. 방산물자로 지정되면 부가가치세를 내지 않아도 돼 그만큼 사업비가 절감된다.
대신 인도네시아 분담금의 약 30%는 현금 대신 현물로 납부한다. 구체적인 종류와 수량 등 세부 사항은 추후 협의할 방침이다. 이를 두고 개발도상국에 국산 무기를 수출할 때, 인도네시아와의 협의를 근거로 현물 대금 지급을 요구하는 사례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분담금을 현물로 받은 뒤 시장에 판매해도 시세에 따라 손해를 볼 가능성도 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인도네시아가 현물을 직접 팔아서 대금을 회수한 뒤 우리 측에 분담금으로 내는 방법이 더 낫다”고 했다. 이에 대해 방사청 관계자는 “다양한 방법이 고려되고 있다. 국내 업체가 손해 보는 협상은 되지 않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가 미납분을 포함한 분담금을 제때 낼지도 미지수다. 방사청은 미납액과 향후 납부액을 포함한 연도별 분담금 납부 규모에 대해서는 내년 1분기 중으로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인도네시아 국방부 간 비용분담계약서를 수정해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방사청 관계자는 “인도네시아의 미납 분담금이 11월 현재 8000억원 정도”라며 “인도네시아도 코로나19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 미납된 분담금을 한 번에 주진 않을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양측간 실무협의에서 추가 협의하기로 한 KF-21 공동마케팅과 양산 부품 공급도 논란의 불씨를 안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인도네시아 PTDI는 KF-21 양산 전까지 공동마케팅 수행을 위한 협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KF-21의 수출 촉진과 신뢰성 제고를 위해서는 선진국 항공우주산업체와의 협력 강화를 고려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반론도 나온다.
이번 실무협의에서는 인도네시아 업체가 품질·비용·일정 등의 조건을 만족하면 KF-21 양산 과정에서 일정 부품의 공급에 대해 양측 업체가 협의하기로 했다. 하지만 KF-21 체계개발을 담당하는 KAI가 인도네시아 부품 사용을 위해 기존에 설정한 양산 계획을 조정해야 할 경우, 국내외 협력업체와의 추가 협의 등이 필요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KF-21는 한국과 인도네시아가 8조8000억원의 사업비를 공동부담해 4.5세대급 전투기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2015년부터 2026년까지 체계개발에 약 8조1000억원, 2026년부터 2028년까지 추가무장시험에 약 700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인도네시아는 전체 사업비의 20%를 투자하고 시제기 1대와 기술자료를 이전받은 뒤 현지에서 전투기 48대를 생산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는 분담금 중 2272억원만 납부한 채 자국 내 경제 사정을 이유로 분담금 지급을 미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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