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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용폰 압수, 정보주체 동의 필요없다? [FACT IN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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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안 기자 eas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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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 대변인폰 포렌식 위법 논란

법무부 “정보주체·피압수자 달라
보호필요성 떨어진다” 적법 주장

‘참여권 보장’ 형소법 취지 들어
법조계선 압수 위법 지적 목소리

조국 측도 재판서 위법성 주장
“공용PC압수, 정경심에 통지 안해”
법원도 압수수색 참여권 강조 추세
박범계 법무부 장관. 국회사진기자단

“공용폰입니다. 정보주체의 동의를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지난 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이 ‘대검찰청 대변인 공용폰 압수 위법 논란’에 대해 질의하자 이렇게 답했다. 반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측은 지난 12일 열린 입시비리 재판에서 ‘검찰이 강사휴게실 공용 PC를 압수하면서 정보주체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에게 통지하지 않아 위법하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공용기기 포렌식 과정에서 정보주체의 참관 필요성 유무와 관련해 현 법무장관과 전 법무장관의 의견이 엇갈린 셈이다.

 

14일 법조계는 대체로 공용기기 압수수색에서 ‘정보주체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김종민 변호사는 “공용폰 압수 목적 자체가 전임 대변인의 범죄 혐의를 조사하기 위함이니 당연히 압수수색 절차에서 피고인의 참여권을 보장해주는 형사소송법 취지에 따라 정보주체의 동의를 받았어야 한다”고 했다. 형사소송법 제121조는 피고인 또는 변호인의 압수수색 참여권을 보장한다. 대검찰청 예규 ‘디지털 증거의 수집·분석 및 관리 규정’ 제21조에도 ‘압수·수색·검증의 전 과정에 걸쳐 피압수자 등이나 변호인의 참여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같은 규칙 제25조는 ‘임의제출 때도’ 전자정보에 대한 탐색·복제·출력이 필요한 경우 해당 절차를 준용하도록 규정했다.

이창현 한국외대 로스쿨 교수는 “디지털 증거의 경우 사건과의 ‘관련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를 판단할 수 있는 정보주체의 참여권이 더더욱 보장돼야 한다”고 말했다. 통상 휴대전화, PC 같은 전자정보매체는 그 안에 담긴 내용이 방대하고 사건과 무관한 정보가 많다. 따라서 우리 법은 개인정보 침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범죄 혐의와 객관적으로 관련 있는 정보만을 수집하도록 한다(형소법 제106조1항). 동조 4항은 정보저장매체를 압수할 경우 ‘정보주체에게 해당 사실을 지체 없이 알려야 한다’고도 규정했다.

 

김남근 변호사(참여연대 정책위원)도 “미 연방대법원 판례 이후로 물건(휴대폰)과 그 안의 정보에 대한 압수수색을 구분하고 정보주체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보는 게 선진국의 입법례”라고 지적했다.

 

법원도 압수수색 참여권을 강조하고 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015년 “혐의사실과 무관한 정보가 수사기관에 남겨지게 되면 피압수자의 다른 법익이 침해될 가능성이 한층 커지므로 참여권을 보장하는 것은 핵심 절차”라며 2011년 검찰의 종근당 압수수색 과정에 위법성이 있다며 이를 전체 취소하도록 한 원심을 확정했다.

 

사법정책연구원도 지난 3월 발간한 ‘디지털 증거 압수수색 개선방안에 관한 연구’ 보고서에서 “임의제출의 경우에도 범죄혐의 관련성 원칙이 준수될 필요가 있으므로 수사기관이 임의제출에 앞서 피의자에게 혐의사실을 개괄적으로라도 알려주고, 피압수자의 참여를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반면, 법무부 관계자는 “(규정상) 압수수색에서 참여권이 보장되는 주체는 ‘피압수자’다. 그러나 공용폰의 경우 이번처럼 피압수자와 정보주체가 불일치하는 경우가 있어 일반적인 정보주체보다 그 보호 필요성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양홍석 변호사도 “감찰을 위해 공용폰을 포렌식하는 경우 정보주체를 참여시켜야 한다는 명문 규정은 없기 때문에 정보주체가 참여하지 않았다고 위법으로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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