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자신과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를 음주운전자와 초보운전자로 빗대며 “음주운전 경력자보다 초보운전자가 더 위험하다”고 말한 것을 두고 정치권에서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11일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후보의 발언에 대해 “기괴한 말과 행동이 갈수록 태산”이라고 직격했다. 김 원내대표는 “초보운전은 범죄가 아니지만 음주운전은 엄연한 범죄”라며 “욕설·반인륜적 행태에도 부끄러움을 모르더니 음주운전마저 궤변으로 때우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이 되겠다는 분이 현행법을 무시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다”며 “음주운전도 내가 하면 별거 아니라는 인식은 뼛속까지 내로남불 DNA를 승계한 민주당 후보답다”고 덧붙였다.
전날 이 후보는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음주운전 관련) 제 잘못은 인정하고 사과드린다”면서도 “음주운전 경력자보다 초보운전이 더 위험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후보는 “리더는 실수하지 말아야 하는데 초보는 깨끗할지 몰라도 실수할 가능성이 많다”며 “(그래서) 주요 인사를 뽑을 때 경력 있는 사람들을 뽑지 않나”라고 부연했다. 이번 발언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지금의 대선 구도를 ‘음주운전자와 초보운전자의 대결’로 규정한 것에 대해 답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이 후보의 답변을 두고 야권에선 부적절한 비유라는 비판이 나왔다.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재명=음주운전+초보운전’이 담긴 이미지를 게시하고 “음주운전의 위험성을 가벼이 여기는 반사회적 언급으로 자기 이익을 위해 사회적 가치를 폄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박 의원은 “(이 후보는) 음주운전 경력자일 뿐 아니라 국정운영의 초보자”라며 “국정은 성남시나 경기도와는 차원이 다르다”라고 주장했다.
정치권 안팎에서 비판이 이어지자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총괄특보단장인 정성호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 나와 “(이 후보가) 여러 차례 음주운전에 대해 사과했고 술 깬 지 오래됐다”면서 “운전 실력이 상당히 좋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유한) 운전은 국가를 경영하는 문제”라며 “현재 대한민국호는 구불구불한 산 비탈길을 올라가고 있는데 초보운전자가 (이런 위기 상황에서 극복이) 가능하겠느냐”고 덧붙였다.
이재명 캠프도 전날 입장문을 내 “이재명 후보가 관훈토론에서 한 발언의 취지는 ‘음주운전 경력자와 초보운전 경력자 중 실수할 위험(가능성)이 더 많은 사람은 초보운전’이라는 뜻”이라며 “음주운전보다 초보운전이 더 위험하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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