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발 공급난으로 요소수 품귀 현상이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한 주유소 업주가 소방차와 구급차를 대상으로 요소수를 무상으로 제공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인천 남동구·서구·부평구, 경기 김포시, 서울 광진구에 있는 6개 주유소는 이날 오전부터 소방차·구급차를 대상으로 요소수를 돈을 받지 않고 배포했다. 무료 제공 물량은 3ℓ짜리 요소수 총 120개다.
이들 주유소는 김준회 정해네트웍스 대표와 가족이 운영하는 곳으로, 김 대표는 이날 주유소마다 ‘소방차, 119구급차 요소수 급하면 그냥 오세요. 생명과 안전이 최우선입니다’라는 현수막을 걸었다. 김 대표는 소방차와 구급차가 멈추어 설 수도 있다는 뉴스를 보고 20년간 거래했던 곳에 사정해 어렵게 구한 요소수를 무상 제공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JTBC와 인터뷰에서 “처음엔 되팔기와 사재기하는 사람들 때문에 화가 나서 시작했다”며 “2만원에 판 요소수가 중고사이트에 9만원에 올라간 걸 보고 이럴 바엔 기부하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 해당 주유소에서 요소수를 받아간 소방차나 구급차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지역 내 소방서에 공문을 보냈다. 대체로 아직 여유가 있다면서 마음만 감사하게 받겠다고 연락이 왔다”고 했다. 이어 “하지만 분명 필요한 곳도 있을 것”이라며 “무료 제공을 한다는 기사가 나간 후 ‘공공기관이 개인 주유소에 무료로 받아도 되냐’, ‘김영란법 위반’ 등의 댓글이 달렸다. 이런 부분에서 소방서들이 부담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위급한 상황을 대비해 소방차나 구급차가 오면 무료로 제공할 수 있도록 비상용 요소수를 준비해놓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소방청은 요소수 품귀 현상이 장기화할 것을 대비해 지난 1일 전국 소방본부에 공문을 보내 요소수 수급 관리를 철저히 해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소방당국이 전국에서 운영하는 6748대 소방차 중 80.5%가, 1675대 구급차량 중 90.0%가 요소수를 사용하고 있는 차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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