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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佛 마크롱 가리켜 “총리, 아차 대통령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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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11-02 10:00:00 수정 : 2021-11-02 09:3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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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슨·메르켈과 묶어 ‘총리’ 불렀다가 황급히 정정
오커스가 일으킨 美·佛 갈등, 언제든 재발 가능성
이탈리아 로마 G20 정상회의 기간이던 지난달 29일 바티칸시티 주재 프랑스 대사관에서 만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친한 척하는 바이든 대통령을 다소 냉담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마크롱 대통령의 태도가 인상적이다. 바티칸시티=AFP연합뉴스

미국·영국·호주 3국의 안보 동맹 ‘오커스’(AUKUS) 발족 이후 프랑스와 불편한 관계가 된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이 말실수로 또 한번 프랑스를 자극할 위기에서 가까스로 벗어났다. 미·프랑스 양국은 최근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G20(주요20개국) 정상회의를 계기로 따로 만나 갈등을 일단 봉합했지만, 언제든 다시 균열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2일 미 백악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로마 라누볼라 컨벤션센터에서 올해 G20 회의 참여 성과를 정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정상회의 기간 바이든 대통령은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그리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만나 이란 핵문제 관련 대응책을 협의했다. 미·영·독·프랑스는 중국·러시아와 더불어 이란 핵 협상 당사국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가 의견을 교환한 파트너들을 언급하며 “존슨 총리, 메르켈 총리, 그리고 마크롱 총리, 아차 마크롱 대통령이죠(together with Prime Minister Johnson and Merkel and Macron - President Macron)”이라고 말했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영국의 존슨, 독일의 메르켈과 한데 묶어 ‘총리’라고 호칭했다가 잘못을 깨닫고선 급하게 ‘대통령’으로 정정한 것이다.

 

그는 “이란의 핵보유를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은 ‘외교’라는 공통된 믿음을 다시 한 번 강조하기 위해 4국 정상이 모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란이 선의의 협상에 다시 참여하도록 어떻게 독려할 것인지에 대해 논의했다”고 덧붙였다.

 

최근까지도 미국과 프랑스는 아주 불편한 관계였다. 미국은 영국·호주와 함께 오커스를 결성하기로 하며 호주에 핵추진 잠수함 건조 기술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핵잠수함을 보유하게 된 호주는 앞서 프랑스 방산업체와 맺은 재래식 잠수함 수입 계약을 파기했다. 이로써 막대한 손해를 떠안게 된 프랑스는 “동맹국한테 뒤통수를 맞았다”고 강력히 반발하며 미국 및 호주 주재 자국 대사를 소환하는 ‘강수’를 두기까지 했다.

G20 정상회의 기간이던 지난달 30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만난 서방 4대국 정상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로마=AP연합뉴스

나란히 로마 G20 회의에 참석한 바이든 대통령과 마크롱 대통령은 바티칸시티 주재 프랑스 대사관에서 긴급 회동을 갖고 파문 봉합에 나섰다. 먼저 바이든 대통령이 “우리(미국)가 어설펐다”며 프랑스 측에 사과의 뜻을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를 받아들이는 듯한 제스처를 취하면서도 “중요한 것은 미래”라고 뼈있는 한마디를 던졌다. 향후 미국이 어떻게 나오는지 지켜보겠다는 것이다. 여기엔 ‘미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프랑스를 영국과 대등한 주요 세력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요구가 깔려 있다.

 

이를 두고 미·프랑스의 화해는 잠정적인 것일 뿐이란 해석이 지배적이다. 향후 미국이 중국을 겨냥해 인도태평양 전략을 재편하는 과정에서 영국·호주 등하고만 긴밀히 협상하고 프랑스를 따돌리거나 그 의견을 무시한다면 언제든 프랑스가 반발하고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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