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없고 기침·콧물·재채기 등 1시간 이상 지속되면 ‘알레르기 비염’
코로나19, 38.5도 이상 고열·마른기침 주 증상…심하면 호흡곤란도
알레르기 비염 예방 위해 조기 치료·일상생활 속 꾸준한 관리 중요

11월의 첫날이다. 지난달에는 때 이른 초겨울 추위로 감기에 걸린 사람들이 유난히 많았다.
예년과 다르게 작년부터 확산돼 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감기에 걸리면 덜컥 겁부터 난다. 코로나19 감염자의 증상이 기침이나 콧물, 발열, 몸살 등 호흡기 질환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특히 알레르기로 인한 증상일 경우 기침이나 재채기 등 증상이 수시로 나타나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곱지 않아 당혹스럽기도 하다. 하지만 알레르기와 코로나19의 증상은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차이가 있다.
1일 의료계에 따르면 콧물과 기침․재채기가 장시간 계속되면 코로나19가 아닌 알레르기 비염으로 인한 증상이다.
알레르기 비염은 일단 발열이 없고, 맑은 콧물, 발작성의 재채기, 코막힘, 코의 가려움증 중 2가지 이상 증상이 하루에 1시간 이상 지속된다. 특히 봄·가을 환절기에 증상이 더욱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반면 코로나19는 38.5도 이상의 고열, 마른기침이 주요 증상이며, 여기에 두통, 콧물 증상과 함께 심할 경우 호흡곤란을 보이기도 한다.
지난해 국내에서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 알레르기 비염이 코로나19 감수성(병에 대한 민감성)을 증가시킬 가능성이 있지만, 이에 대한 아직 명확한 근거는 없다.
다만, 알레르기로 코나 눈을 계속 만질 경우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키울 가능성은 있다.

알레르기 비염은 코점막이 특정 물질에 과민반응을 하면서 콧물 등의 증상이 생기는 질환이다.
질병관리청 만성질환건강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8년 전국민의 16.7%가 의사로부터 알레르기 비염을 진단받았다.
성인뿐 아니라 소아청소년들의 비중도 높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19년 기준 20세 미만 소아청소년 환자는 274만4620명으로 전체 환자의 약 38%를 차지했다.
특히 알레르기 비염을 가진 어린 학생들의 경우 이를 모르고 불편을 감내하며 지내는 경우가 많다. 알레르기 비염으로 인한 불편감은 수면장애나 만성피로 등의 원인이 돼 학습능력에도 지장을 준다.
강동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 이건희 교수는 “비염은 내버려 두면 축농증으로 쉽게 발전해 만성기침, 안면 통증, 후각 감퇴뿐 아니라 집중력과 기억력 저하, 심한 경우 우울감과 불안감도 높아질 수 있다”며 “소아청소년의 경우 초기에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알레르기 비염 환자들은 대부분 이미 축농증이 있거나 콧살이 부어 있거나 뼈가 휘어 있는 등 코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다.
이건희 교수는 “코뼈나 콧살, 물혹 등 코의 구조적 문제를 교정하면서, 근본적인 알레르기에 대한 치료를 함께 진행해야 좋은 치료 성적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일상생활 속에서 알레르기 비염을 예방하기 위해 ▲흡연 삼가고, 간접흡연 노출 안 되도록 조심 ▲알레르기 반응 악화시키는 감기·독감 예방 위해 깨끗이 손 씻기 ▲실내를 깨끗이 청소해 집 먼지 진드기 번식 차단·청결유지 등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와 함께 ▲급격한 온도변화 피하고 적정 온도유지 ▲미세먼지·꽃가루 날리는 날에 외출 금지·마스크 착용 ▲효과적이고 검증된 치료방법으로 꾸준히 관리해 천식·축농증·중이염 등 합병증 예방 등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알레르기 비염은 조기에 발견해 적극적인 치료는 물론 일상에서 꾸준히 관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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