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측은 유한기 전 개발본부장으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았다며 황무성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이 공개한 녹취록 신빙성에 문제를 제기하며 이 후보 엄호에 나섰다. 또 황 전 사장이 임기를 채우지 못한 ‘억하심정‘ 탓에 이 후보에 불리한 진술을 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 후보 수석대변인을 맡은 박찬대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이전에도 녹취록을 기초로 검찰수사가 이뤄지다가 낭패를 많이 봤다”며 “정영학 회계사가 제작한 녹취록만을 근거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가 기각됐던 부분이 있기 때문에 검찰은 좀 더 정확한 증거자료를 기초로 수사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녹취록은 일방적 주장이다. 필요하다면 유 전 본부장과 황 전 사장 간 대질 수사를 해야 한다“고 했다. 박 의원은 특히 황 전 사장이 재판을 받는 사실을 알고 사퇴를 권유했다고 밝힌 유 전 본부장을 “공사에 누가 되거나 본인의 명예를 고려해 사퇴를 권유한 것”이라고 두둔했다.
기존에 성남도시개발공사가 대장동 개발 수익의 50%를 받기로 돼 있었으나 본인이 사직한 후 사업자공모공고지침서에 ‘사업이익 1822억원 고정’으로 변경돼 있었다는 황 전 사장의 주장에 대해서는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냈다.
이 후보 측 박성준 의원도 같은 날 CBS 라디오에서 “자신에게 문제가 있을 때 보호막을 위한 장치로서 (녹취를) 하는 경우가 있다”며 “황 전 사장이 임용 전 2013년 사기 혐의로 고발을 당했다. 자신과 관련된 비위 문제를 오히려 밝히지 않았던 분이다. 이 분의 의도가 무엇인지 불분명하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안민석 의원은 ‘억하심정’이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MBC 라디오에서 “황 씨는 공채로 들어갔는데 임기를 못 채우고 그런 상태에서 나왔으니 억하심정이 있었을 것”이라며 “이재명이나 이재명 주위 사람들에게 좋은 감정은 아닐 거다. 그러나 자신이 먹는 우물에 침 뱉는 듯한 언행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황 전 사장은 지난 2015년 2월 임기가 1년 7개월 남짓 남은 상황에서 유 전 본부장으로부터 사퇴를 종용받았다며,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 후보를 윗선으로 지목했다. 그는 전날 밝힌 입장문에서 “제가 자작극을 벌일 이유는 하나도 없다”며 “이 전 시장이 그렇게 떳떳하다면 특검을 통해서 밝히셔도 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유 전 본부장도 입장문을 내고 황 전 사장이 2013년 사기 혐의로 고발을 당했고, 향후 공사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 우려돼 사퇴를 권유했다고 반박했다.
실제로 황 전 사장은 2015년 3월 사퇴했고, 2016년 8월 1심에서 징역 10개월을 선고 받았다. 2017년 8월 대법원에서는 징역 6월 집행유예 2년을 받은 2심을 최종 확정받았다. 다만 황 전 사장은 입장문에서 “자금압박을 받던 지인 임 모 씨에게 돈을 빌려줄 사람을 연결해줬다가 갚지 못해 생긴 일”이라며 “단순 소개자였을 뿐 채무에 관여하거나 이익을 챙긴 바 없다. 오히려 사기 혐의로 몰려 제가 2억원을 대신 갚았고 임씨에 대한 법정소송을 준비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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