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수병 사건’ 후 사망한 회사 동료, 특수상해 혐의로 경찰 수사

서울 서초구의 한 풍력발전업체 사무실에서 남녀 직원 2명이 생수병에 든 액체를 마시고 쓰러진 다음 날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같은 부서 직원이 경찰에 입건됐다.

21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서초경찰서는 지난 19일 서울 관악구의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30대 남성 A씨를 특수상해혐의로 전날 입건해 수사 중이다.

지난 18일 오후 2시쯤 이 회사 남성 직원 B씨와 여성 직원 C씨가 사무실 책상 위에 놓여있던 생수를 마시고 “물맛이 이상하다”는 말을 한 뒤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 당국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이들의 의식은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C씨는 금방 회복해 퇴원했지만 중환자실에 입원한 B씨는 여전히 퇴원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회사 직원들을 상대로 조사를 벌이던 경찰은 다음날 무단결근 중이던 같은 팀 직원 A씨의 집에 방문했다가 그가 숨진 것을 발견했다. A씨의 집에선 독극물 의심물질이 들어 있는 약병이 발견됐고, 휴대폰에선 ‘독극물’ 검색 기록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타살 정황이 없는 것으로 보아 극단적 선택을 했을 것으로 추정 중이다. 

또 직장에서의 생수 사건과 관련해 A씨가 생수에 고의로 독성물질을 탔는지 등을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이들이 마신 생수병과 독극물 의심물질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으로 보내 약물 감정을 의뢰했다. 감정 결과는 2주 이내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A씨의 휴대폰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 작업에도 들어갔다.

경찰은 숨진 직원이 독성물질을 사용했을 가능성에 중점을 두면서도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자세한 사건 경위를 수사 중이다”고 전했다.

장한서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