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aT, ‘농산물 수급 조절’ 위해 수천억 썼지만 가격은 ‘껑충’… 유통개선 투입도 ‘실패’

관련이슈 디지털기획

입력 : 2021-10-14 17:00:00 수정 : 2021-10-14 16:47:03
전주=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

인쇄 메일 url 공유 - +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안정적인 농산물 수급과 가격 조절을 위해 연간 수천억원의 예산을 쓰고도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T는 또 농산물 유통 개선을 위해서도 한 해 2000억 이상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으나, 유통 비용률은 되레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14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원택 의원(전북 김제·부안)이 aT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농산물 비축 사업에 4800억원을 사용하고도 농산물 수급조절에 실패한 것으로 드러났다.

 

aT 비축지원 사업은 국내산 농산물을 수매하거나 외국산 농산물을 수입해 비축한 뒤 시장가격 동향에 따라 탄력적으로 방출해 수급 조절과 가격 안정을 도모하려는 것이다. 대상은 계절적 수급과 가격 변동이 큰 품목, 국민 생활을 위해 가격 안정이 요구되는 품목, 국내 생산기반 유지와 증산 유도에 필요한 품목이다. 국내 수매는 두류, 고추, 마늘, 양파, 배추, 무, 밀 등 7개 품목이다. 수입은 콩, 팥, 참깨, 고추, 마늘, 양파 등 6개 품목이다.

 

aT는 지난해 농산물 수급 안정을 위해 배추 6214t과 무 4501t, 밀 853t 등 총 1만4140t의 국내 농산물을 수매 비축했다. 또 콩 19만189t, 팥 1만8000톤 등 총 24만9000t 해외 농산물을 수입해 비축했다. 이를 통해 배추 6610t과 무 2496t 등 국내 농산물 3만4649t과 콩 19만4332t, 참깨 4만2380t 등 수입 농산물 25만6781t을 시장에 방출했다.

 

하지만, 수입·국산 비축 품목 모두 일제히 폭등한 것으로 조사됐다. 중품 1㎏ 도매가격을 기준으로 참깨는 지난해 1월 11만5087원에서 12월 2만8026원으로 85%나 올랐다. 팥은 1월 7750에서 12월 1만1119원으로 43%, 콩은 1월 4843에서 12월 5843원으로 20% 상승했다. 

 

국산 비축 품목인 배추(10㎏)는 1월 8038에서 9월 2만3146으로 188 % 폭등했고, 고추 또한 같은 기간 1만1670원에서 2만6895원으로 130%나 올랐다. 마늘과 양파, 무 등도 모두 32∼66% 상승했다. 

 

이런 추세는 올해도 지속해 마늘은 1월 4238원에서 9월 6359원으로 50%, 배추는 1월 4614원에서 9월 1만2426원으로 169% 각각 폭등했다.

 

이 의원은 “필수 식량 품목에 대해 반복되는 aT의 수급조절 실패는 국회에서 계속 지적했는데도 좀처럼 개선이 안 되고 있다”며 “농식품부와 협의해 현행 업무 시스템의 전반적인 실태 조사와 함께 개선책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aT는 또 농수산물 유통 비용 절감과 농산물 유통 경쟁력 제고, 농산물의 안정적인 판로 확대 등을 위한 유통 개선사업에 매년 2000억원이 넘는 예산을 사용하고도 효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aT는 유통개선 사업을 위해 2015년 2730억원, 2016년 2349억원, 2017년 1985억원, 2018년 2001억원, 2019년 2028억원 등 5년 간 1조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했다. 지난해 2508억원, 올해는 2593억원을 썼다

 

이 의원실이 분석한 농산물 유통비용 현황 자료에 따르면, 소비자 지불가격을 100으로 봤을 때 2019년 기준 유통 비용률은 47.5%로 나타났다. 2010년 42.3%보다 5.2% 증가한 수준이다.

 

유통 비용은 직·간접비가 35.4%, 소매 단계 27.4%, 도매 단계 10.9%, 출하 단계 9.2% 순이었다. 농가가 농산물을 판매하고 받는 수취는 52.5%에 그쳤다. 농가가 유통센터로 농산물을 직접 공급하면 유통비용은 39.7%가 소요되고 농가 수취는 60.3%로 상승했다.

 

aT가 지난해 사과, 배, 방울토마토 등 3품목의 온라인 판매 유통 비용률을 조사한 결과 33.7%로, 도매시장에 비해 10.7% 낮았다.

 

이 의원은 이에 대해서도 “농산물 유통비용 구조 개선을 위해 매년 수천억의 예산을 쏟아붓고 있지만, 유통비용이 상승하는 것은 사업구조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며 “농산물 유통과 교통·물류 정보 등을 디지털화하는 물류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주=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임윤아 '심쿵'
  • 임윤아 '심쿵'
  • 김민 ‘매력적인 미소’
  • 아린 '상큼 발랄'
  • 강한나 '깜찍한 볼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