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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거품된 시진핑의 석탄 사용 감축 약속… 中, 전력난에 석탄 생산 증대

입력 : 2021-10-15 06:00:00 수정 : 2021-10-14 16:3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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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장쑤성 난닝에 있는 한 석탄 화력 발전소에서 연기가 배출되고 있는 모습. AP뉴시스

“중국은 2021~2025년 화력 발전을 엄격히 통제하고 석탄 소비 증가를 억제해 2026~2030년부터 차츰 석탄 소비를 단계적으로 줄여나갈 것입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지난 4월 열린 기후 정상회의에서 석탄 사용을 줄여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불과 반 년만에 중국에서 발생한 전력난으로 폐광을 다시 열어 석탄 생산을 늘리고, 화력 발전도 추가로 재가동하는 등 ‘탄소중립’ 약속을 역행하고 있다. 

 

14일 중국 경제 계획을 총괄하는 국무원의 국가발전개혁위원회에 따르면 자오천신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비서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전력난 대책으로 생산 중단 탄광 중 생산량 증대 가능성이 있는 탄광은 조속히 생산을 재개할 것”이라며 “장치 고장 등으로 멈춘 발전기를 활성화해 공급 능력을 시키며, 석탄 화력발전소에 대한 재정 및 조세 지원정책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위빙 국가에너지국 부국장은 “일일 석탄 생산량이 1120만t 이상으로 국경절(1∼7일) 전보다 80만t 늘어 지난 2월 이후 최대치”라며 “산시성과 네이멍구 등 주요 산지의 석탄 생산량은 하루 800만t이 넘는다”고 밝혔다.

 

원자재 가격 상승 등에 따라 발전용 석탄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공장들의 전력 사용이 제한돼 생산 차질을 빚는 상황에서 겨울철이 돼 가정용 소비까지 늘어 전력난이 가중될 가능성이 크다.

 

중국 당국은 전력난 장기화에 대비해 베이징·텐진·허베이성을 아우르는 징진지 일대에서 11월 15일부터 내년 3월 15일까지 넉 달간 철강 산업이 시설을 교대로 돌리는 등 감산에 들어갈 것을 지시했다. 9월 중순부터 광둥성, 저장성, 장쑤성, 랴오닝성, 지린성, 헤이룽장 등 최소 20개 성(省)급 행정구역에서 산업용 전기를 중심으로 제한 송전이 이어지고 있다. 저장성, 장쑤성, 광둥성 등에 있는 포스코 스테인리스강 공장 등 한국 기업들 역시 제한 송전이 지속돼 생산시설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데 차질을 빚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동북 3성 지역부터 지난달 말부터 난방 시즌이 시작됐다. 중국은 정부 통제하에 겨울에 중앙 통제로 난방을 한다. 차츰 남쪽으로 내려와 베이징도 다음달 중순에 중앙 통제 방식으로 난방을 시작하면 가정에서 에너지 소비가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지난 12일 중국 쿤밍에서 열린 제15차 유엔 생물다양성협약(UNCBD) 당사국 총회 화상연설에서도 “탄소피크와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지만 에너지 소비가 많은 겨울철 난방공급 시즌을 앞두고 전력난이 가중되자 결국 석탄 생산과 화력 발전 카드를 다시 꺼내든 것이다.

이에 대해 자오 비서장은 “에너지 공급을 보장하는 동시에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 정점(탄소피크)을 찍은 뒤 206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는 기후변화 장기 목표를 계획대로 달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전력난과 석탄 등 원자재 가격 급등의 여파로 중국의 월간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이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하면서 중국발 물가 불안이 세계로 전이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9월 중국의 PPI는 작년 동월 대비 10.7% 상승했다. 이 같은 상승률은 통계 집계가 시작된 1996년 이후 25년 만에 최고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세계적인 공급망 혼란과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의 인플레이션 상승세로 세계 경제 둔화 우려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발 물가 불안이 세계 다른 국가로까지 번질 수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9월 중국의 생산자물가 상승률이 거의 26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높아짐에 따라 세계 인플레이션 위험이 커지고 사업자들이 높은 가격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압력이 가중되게 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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