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 노후화에 따른 공공개발사업 추진을 놓고 합의점을 찾지 못해 장기표류사업으로 분류된 부전도서관 공공개발방안에 대한 부산시민들의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14일 부산시의 최근 부전도서관 공공개발방안 마련을 위한 시민공청회 결과에 따르면, 부산시민들은 부전도서관을 ‘도서관이라는 장소의 특성을 유지하면서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특색 있는 공간’으로 조성되기를 바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시민들이 아무런 부담 없이 언제나 이용할 수 있어야 하고, 민간기관에 도서관 관리를 위탁해 공익적인 방향의 개발을 원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밖에 도서관 관련 거버넌스 구축과 개발을 위한 사전 조사와 민간자본을 활용한 도서관 시설 조성에 대한 의견도 제시됐다.
이날 공청회에 패널로 참석한 토론자들도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먼저 부산시교육청 변상돈 장학관은 “후손들을 위해 도서관을 보존하면서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부산 YMCA 오문범 사무총장은 “미래세대가 활용할 수 있도록 도서관 공간을 비우고, 미래세대의 창의적인 의견 수렴과 다양한 정보·자료를 바탕으로 집단지성을 활용한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면지하상가 조임숙 서면몰 상인회장은 “공공에서 시행하는 개발인 만큼 경제성을 고려하기보다 옛것을 지킬 수 있는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으며, 전포카페거리 이병석 상인회장은 “인근 놀이마루와의 병행 개발을 통해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산건축제 유재우 집행위원장은 기존 시각과 다른 관점에서 새로운 개발 방안을 제시해 참가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유 집행위원장은 “부전도서관의 역사적·장소적 가치를 고려해 기존 건축물을 보존하면서 새로운 기능을 부여해 상징성·기념성을 증폭시킬 수 있어야 한다”며 “시민 합의에 따른 창의적이고 목적에 부합하는 개발 방안 도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광회 부산시 도시균형발전실장은 “부전도서관은 오래된 건물이므로 정밀안전진단 등 기초조사부터 시작해 시민 공감대를 충분히 형성한 후 개발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시민 의견과 과거 합의한 공공개발 방식을 고려해 효율적이고 시민이 원하는 방안으로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1963년 처음 문을 연 부전도서관은 오랫동안 부산을 대표하는 도서관 역할을 수행해 왔으나, 노후화로 인한 공공개발이 추진되면서 개발 방안에 대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장기표류사업으로 분류됐다.
시는 지난 5월 부산시의회·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국민의힘 부산시당과 4자 협약을 맺고, 부전도서관 공공개발사업을 포함한 12개 장기표류사업을 선정해 해결에 나선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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