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사라진 그의 남편이 유력한 용의자”

아프리카의 작은 나라 케냐가 전도유망한 여성 육상선수 살해 소식에 비통함에 잠겼다고 외신이 14일 전했다. 케냐 대통령은 범인을 꼭 찾아 죗값을 치르게 하겠다고 공언했다. 현지 경찰은 그의 남편을 용의자로 보고 수사중이다.
BBC스포츠 등에 따르면 케냐의 장거리 선수이자 세계 챔피언십 동메달리스트인 아그네스 타이롭이 전날 자택에서 칼에 찔려 숨진채 발견됐다. 타이롭은 지난 도쿄올림픽 육상 여자 5000m에서 4위를 했다.
케냐 당국은 전날 오전 장단거리 선수들의 연습 지역으로 이름난 도시의 서쪽 지역에 있는 그의 자택에서 타이롭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현지 경찰서장인 탐 마코리는 “집에 도착했을때 타이롭은 침대에 누운채 발견됐고 바닥에는 피가 흥건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그의 목에서 칼에 찔린 흔적을 확인했고, 이를 구체적인 사인으로 판단했다.
경찰은 사건 이후 자취를 감춘 그의 남편을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있다. 마코리 서장은 “사전 조사에서 사라진 그의 남편을 용의자로 판단했다”면서 “남편은 타이롭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설명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아울러 구체적인 범죄 규명을 위해 인근 폐쇄회로(CC)TV를 확인하고 있다.
타이롭은 2017, 2019년 세계선수권대회 1만m에서 각각 동메달을 땄고, 2015년 세계크로스컨트리 챔피언십에서는 우승했다. 지난달 독일에서 열린 10㎞ 경기에서는 세계 신기록을 세웠다. 2002년 모로코 선수가 세운 이전 기록을 28초 앞당긴 30분01초로 라인을 끊었다.
우후루 케냐타 케냐 대통령은 “겨우 25세에 케냐에 많은 영광을 가져온 젊고 유망한 선수를 잃었다는 것은 매우 불운하고 슬픈 소식”이라며 “어떤 말로도 케냐의 영웅을 잃은 고통을 표현할 길이 없다”고 애통해했다. 케냐타 대통령은 “나는 경찰력을 총동원해 이 이기적이고 비겁한 사람을 찾아낼 것이고 꼭 죗값을 치르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케냐 체육협회는 “이번 사건은 재앙과 같다”며 “케냐는 국제무대에서 가장 빠르고 유망한 한 거인 선수이자 우리의 보석을 잃었다”고 애통해했다. 협회는 타이롭이 2014년 우간다에서 열린 아프리카 크로스컨트리 경기 챔피언이었고, 2013년 폴란드에서 열린 세계 주니어 크로스컨트리 챔피언십도 우승했다면서 그가 세계무대에서 얻은 성과를 소개하고 “우리는 힘든 시기를 견디고 있는 그의 가족과 친구들에게 신의 가호가 있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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