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의원들이 13일 대장동 개발사업 비리 의혹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하며 경기도청을 찾자,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상식적으로 성남시 대장동의 자료가 경기도에 있을 수 있느냐”며 답답해했다. 그러면서 “시아버지가 며느리 부엌살림을 뒤지는 것과 같다”라고 일침을 놓았다.
이 지사는 이날 국회에서 민주당 상임고문단과 상견례를 마친 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자료를 안 낸다고 경기도에 와 계신 모양”이라며 “대장동 관련 사업은 성남시 자료라서 경기도에 일체 있을 수 없다. 있으면 당연히 협조해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정무위·행안위·국토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경기도청과 성남시청을 방문, 대장동 의혹 관련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이 지사는 그러면서 “저희가 자료를 안 낸 건 예를 들어 ‘도지사 휴가 일정(연차휴가 내역)을 내라’는 그런 어처구니없는 지방 사무에 관한 것”이라며 “국회는 그런 지방 사무에 대해 아무런 감사 권한이 없다”고 일갈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이 지사가 당내 경선을 치르는 과정에서 ‘도정 공백’을 초래한 것 아니냐며 연차휴가 내역을 공개하라고 압박해왔다.
이 지사는 “법을 만드는 분들이 법을 지켜야지, 어기면 안 된다”면서 “마치 분가한 자식 집에 가서 시아버지가 며느리 부엌살림을 뒤지는 것과 같다”라고 비유했다.

한편,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 지사가 내년에 치러질 제20대 대선 민주당 후보로 등록하기 위해선 오는 12월9일까지 경기지사직에서 사퇴해야 한다. 공직선거법상 지방자치단체장의 공직 사퇴 시한은 대선 90일 전이기 때문이다.
이 지사는 전날(12일) 오후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온라인 기자회견을 열고 “많은 분이 도지사직을 언제 사퇴하는지 관심을 두고 계시고 전화가 많이 와서 공개적으로 알려드린다”면서 “당초 입장대로 경기도 국정감사를 정상적으로 수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경기도 국감에서) 대장동 개발과 화천대유 게이트 관련 정치 공세가 예상되지만 오히려 구체적 내용과 행정 성과, 실적을 설명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지사직) 사퇴 시기는 국감 이후 다시 판단하고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