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선거인단 결과 의구심’ 발언엔 “명예 훼손”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결과에 이의 신청을 제기한 이낙연 전 대표 측이 방송인 김어준씨를 향해 이재명 경기도지사에 유리한 방송을 한다며 “매우 부적절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김씨는 이 전 대표가 곧 민주당 대선경선 결과에 승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씨는 13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정치에는 정치화법이라는 것이 있다”며 “이낙연 캠프 측서 당무위 소집을 요청할 것을 놓고 ‘아 끝까지 가려고 하는구나, 결론 나도 가처분 가지 않을까’라고 우려하는 분들이 많지만 저는 그렇게 전망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낙연 캠프가 결선투표 필요성을 주장하며 당무위 소집을 요청한 것 관련해서는 “‘끝까지 가겠다, 소송하겠다’가 아니라 퇴로를 열어 달라는 말”이라고 풀이했다. 그러면서 “이낙연 후보 스타일은 ‘명예’를 대단히 중시하는데 당무위에서 결론나면 바로 승복하겠다는 말”이라며 “이재명 후보와 막걸리를 마실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이 전 대표 측은 전날(12일) 김씨의 방송 발언에 대해 “심판이어야 하는 진행자가 선수로 뛰고 있다”면서 “공정하고 정확한 보도를 사명으로 하는 공영방송 뉴스 프로 진행자의 본분을 망각한 행위”라고 편향성 문제를 제기했다. 또 “특정 정파를 옹호하는 듯한 발언이 공영방송의 전파를 통해 국민들에게 가감 없이 전달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한 처사”라며 “교통방송 제작진은 이에 대해 응당한 해명과 조치를 취해주기 바란다”고 반발했다.
이 전 대표 측은 이 지사가 참패한 3차 국민선거인단 결과에 의구심을 나타낸 김씨 발언에 대해서는 “외부 입김이나 영향력이 미칠 수 없다”며 “지극히 자의적이고 음모론적인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일방적 주장은 3차 선거인단의 모집단이 사전에 조작됐을 가능성을 거론한 것으로 당 선관위의 선거관리에 심각한 문제점을 제기하는 것”이라며 “이와 함께 이낙연 후보 측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김씨는 지난 11일 방송에서 “이미 16대 민주당 경선에서도 그 당시 이인제 후보가 사퇴했다”며 “그때도 마찬가지로 다 무효 처리하고 집계했다”고 발언한 것을 겨냥한 것이다. 김씨는 당시 “18대에서도 그때 손학규 후보가 똑같은 주장을 했다”며 “경선 과정에서 사퇴하면 무효 처리하면 안 된다는 주장을 했는데 그때도 지금처럼 처리했고 다 무효로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씨는 지난 10일 발표된 3차 국민선거인단 투표에서 대세론을 이어왔던 이 지사의 득표율은 28.3%에 머물렀지만, 이 전 대표의 득표율은 62.37%로 치솟은 것과 관련해서는 “(1·2차와 달리) 3차만 통계학적으로 같이 안 간다. 모집단에서 엄청난 여론변화가 있으려면 그 주 여론조사에서 잡혔어야 하는데 안 잡혔다”고 의구심을 드러냈다.
이 지사는 경선 투표 누적 결과 50.29%의 득표율로 가까스로 과반 득표에 성공하며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됐다. 이 전 대표 측은 대통령 후보자 선출 규정 특별당규상 조항을 해석하면 정세균 전 총리와 김두관 의원이 사퇴를 발표하기 전에 얻은 표는 유효표로 포함해야 하며, 이 경우 이 지사의 득표율은 49.3%로 낮아지므로 결선 투표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1시 30분 국회에서 대선 경선 사퇴 후보들의 무효표 처리를 놓고 이의를 제기한 부분에 대해 당무위원회를 열고 유권해석을 받는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당무위는 당 지도부를 비롯한 주요 당직자, 시도당 위원장, 시도지사, 국회 상임위원장 등 70여 명으로 구성된다. 이 중 적지 않은 인사가 사실상 ‘이의 제기 수용 불가’ 입장을 밝힌 송영길 당 대표가 임명한 당연직 당무위원라는 점에서 당무위에서 이 전 대표측의 이의 제기를 수용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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