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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결백 강조·野 공세 차단… 당 주도권 확보 포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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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10-12 18:33:29 수정 : 2021-10-12 21:5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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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국감 강행 배경은

‘진짜 몸통’ 국민의힘 알릴 기회 판단
宋 “조기사퇴” 거부로 기선 제압 관측
지도부와 엇박자… “불안한 출발” 평가

기자회견서 ‘민관합작’ 최대 치적 강조
유동규 관련 관리자로서 책임만 인정
野 “낙측과 특검 논의”… 與 분란 노려
정면돌파 나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12일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다음주 국정감사에 경기지사직을 유지한 채 참석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마스크를 고쳐쓰고 있다. 수원=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현직 경기지사 신분으로 국정감사 출석을 강행하는 배경에는 성남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에 대한 결백함을 강조하는 노림수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국감 출석이 오히려 대장동 의혹의 ‘진짜 몸통’이 국민의힘임을 널리 알리는 기회라는 판단도 작용했다. 송영길 대표 등 당 지도부의 지사직 사퇴 요구를 사실상 거절하면서 대선 후보로서 당내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도 엿보인다. 다만 이낙연 캠프발 이의제기 등 경선 후유증을 진화하기 위해 후보와 당의 유기적 결합이 필요한 상황에서 이 후보가 ‘엇박자’를 내면서 불안한 출발이 이뤄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 후보는 12일 경기도 수원 경기도청에서 긴급현안 기자회견을 열고 “대장동 개발과 화천대유 게이트 관련 정치공세가 예상되지만, 오히려 대장동 개발사업의 구체적인 내용과 행정 성과·실적을 설명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판단한다”며 국감 정면돌파를 선언했다. 현직 광역단체장 신분을 유지할 경우 이 후보는 오는 1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와 20일 국토교통위원회 국감에 출석하게 된다.

 

이 후보 측 핵심 관계자는 이날 긴급 기자회견이 열린 배경에 대해 “13일 당 상임고문단과 오찬 전에 스스로 상황 정리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통화에서 “오찬 자리에서도 지사직 유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될 텐데, 그 이후 국감 강행을 결정하면 당 원로들의 말을 무시한 셈이 된다. 정치적 부담이 커지는 것”이라며 “당 원로들에게도 ‘대장동 의혹은 걱정 마시라’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집권여당 후보로 야당의 거친 공세에 고스란히 노출될 수 있다는 부담에도 이 후보가 국감 출석을 강행한 것은 자신감의 발로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후보 측 인사는 통화에서 “국민의힘이 총공격을 할 텐데, 이 후보는 논리적으로 다 설명하고 오히려 야당 공격을 무력화시킬 수 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선 이 후보의 국감 출석을 집권여당 후보로서 당내 입지를 공고히 하겠다는 의지 표현으로 풀이했다. 송 대표가 전날 “이제부터 이 후보는 단순한 경기지사가 아니라 집권여당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가 된 것”이라며 국감 전 사퇴를 제안했음에도, 이 후보의 무게추는 ‘경기지사’에 기울어서다. 당 지도부와의 선대위 구성 논의 전에 ‘기선제압’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2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긴급 현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최근 이 후보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면담을 요청한 것 또한 ‘입지 다지기’의 일환으로 읽힌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후보의 면담 요청 사실을 밝히며 “(이 후보와의 만남 일정을)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경선 이후 문 대통령이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경선 절차가 원만하게 진행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한 데 대해선 “다 문장 그대로 이해하고 해석하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대장동 개발사업의 자세한 경위를 재차 설명하며 자신의 ‘최대 치적’임을 강조했다. 이 후보는 “민관합작을 통해 개발이익을 환수한 사례는 제가 처음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만약 당시 (성남시의회 다수당인) 국민의힘이 요구하는 대로 민간개발을 했다면 성남시 몫인 5503억원도 국민의힘과 토건세력, 민간개발업자에게 다 갔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야당에서 이 후보의 최측근으로 규정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구속과 관련해선 관리자로서의 제한적 책임만 인정했다. 이 후보는 “인사권자로서 일부 직원 일탈에 대해선 다시 한 번 사과한다”며 “제가 관할 인력이 5000명 정도 됐는데 그중 일부가 오염되고 부정부패했다는 생각이 상당히 들어서 인사권자, 관리권자로서 도의적 책임을 피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야당은 국정감사와 함께 특검을 요구하며 이 후보를 양방향으로 압박할 계획이다. 국민의힘 원내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이낙연 전 대표 측과 대장동 관련 특검법 처리에 대해 비공식적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며 “민주당의 특검 반대 기조가 워낙 강해 설득이 쉽진 않지만 이 전 대표 측과 개인적 친분이 있는 의원들을 중심으로 의견을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여권 내 분란을 이용해 원내 의석수 한계를 극복하고 이재명 후보의 컨벤션 효과를 차단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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