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장동 개발 특혜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12일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휴대전화 디지털포렌식 절차에 착수했다. 경찰은 이날 분실됐던 휴대전화의 습득자와 유 전 본부장 측 변호인을 불러 습득자와 유 전 본부장의 관계, 습득 과정, 휴대전화 상태 등을 일일이 확인했다.
경기남부경찰청 전담수사팀(팀장 송병일)은 유 전 본부장이 지난달 29일 검찰 압수수색 직전 은닉을 시도한 휴대전화의 디지털포렌식 절차를 이같이 개시한다며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국가수사본부에 디지털포렌식 작업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스모킹건’(결정적 증거)이 될 디지털포렌식 작업은 유 전 본부장 측 변호인이 입회한 가운데 국수본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이 휴대전화는 유 전 본부장이 최근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수사가 본격화하기 전 의혹의 또 다른 핵심 인물들과 연락을 주고받으며 입을 맞춘 흔적이 담겼을 가능성이 크다. 다만, 유 전 본부장이 또 다른 수사주체인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의 주거지 압수수색 과정에서 휴대전화를 밖으로 던져 파손됐을 수 있고, 보안성이 강화된 최신 기종이라는 점에서 어려움이 예상된다.
경기남부청 전담수사팀은 이날 오전 유 전 본부장의 변호인을 불러 협조를 요청했고, 변호인은 협조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전담수사팀은 유 전 본부장의 휴대전화를 습득한 시민 A씨도 불러 휴대전화 확인과 함께 점유이탈 횡령 등의 혐의에 대해 조사했다. 주거지 압수수색 당시 검찰은 건물 주변 폐쇄회로(CC)TV를 확인했으나 유 전 본부장이 창밖으로 던진 휴대전화를 찾지 못했다. 이후 시민단체로부터 휴대전화 은닉 등 증거인멸 의혹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한 뒤 탐문 끝에 A씨로부터 휴대전화를 확보했다. A씨는 바닥에 떨어진 휴대전화를 주워들고 갔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포렌식 결과가 나오는 대로 검찰과 협의해 수사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어떤 의혹도 남지 않도록 절차와 원칙에 따라 엄정히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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