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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시선] 현장실습생 참변, 근본대책 세울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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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10-12 23:40:18 수정 : 2021-10-12 23:4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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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습생 값싼 노동력 치부… 안전 강화 유명무실
기업 현실 반영 특성화고 교육체제 재설계해야

특성화고등학교 학생이 요트업체 현장실습 도중 참변을 당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전남 여수에서 또다시 발생했다. 2017년 제주 음료공장에서 몸이 기계에 끼이는 실습생 사고가 발생한 지 4년이 지나지 않아 다시 되풀이된 셈이다. 당시 교육당국은 유사한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안전규정을 강화한다고 요란을 떨었으나, 개선했다는 제도 역시 결과론적으로 보면 ‘종이제도’에 불과했던 것이다.

일체의 제도는 시간이 흐르면서, 현실 적용성을 이유로 제도 설계 시의 의도가 왜곡되기 마련이다. 관련 규제도 느슨해지고 규제를 피해갈 수 있는 허점도 여기저기 생기게 마련이다. 제도의 적용이 느슨해지면 그 제도는 지키지 않아도 되는 종이제도로 전락하게 된다.

이종수 한성대 명예교수 행정학

특성화고는 취업을 목표로 인력을 양성하는 고등학교로, 대부분의 수업이 실습으로 돼 있다. 대학 진학을 목표로 하는 인문계 고교와 달리, 특성화 고교는 졸업 후 기업의 생산직 또는 기술직에 들어가는 것을 목표로 한다. 특성화고는 기존의 실업계 고교의 대안적인 학교 모형이다. 특성화고는 만화와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있다. 특성화고는 법률적으로는 초·중등교육법시행령 제90조 제1항 제10호의 ‘산업수요 맞춤형 고등학교’에 해당하는 학교로, 전문적인 직업교육 발전을 위해 산업계의 수요에 직접 연계된 맞춤형 교육과정 운영을 목적으로 설립된 고등학교다.

특성화고 실습사고가 되풀이해 발생하는 원인은 다양하게 찾아질 수 있다. 방어적 차원에서는 특히 그러하다. 중요하게 제시되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안전 관련 규정을 엄격하게 강제할 경우 고교생들이 실습할 수 있는 기업체를 구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웬만한 기업에서는 강화된 규정을 준수하기 위해 기업 자원을 낭비하기보다는 아예 실습생을 받지 않는 것이 속 편하다는 입장을 취한다. 이러한 이유로 교육부는 2019년 1월 규제가 강하게 적용되는 ‘선도기업’과 다소 느슨한 ‘참여기업’으로 관리체계를 이원화했다. 물론 이러한 규제 완화에는 학생들의 실습 참여 기회를 확대해 고졸 취업률을 높이겠다는 명분이 동원됐다.

특성화고 제도의 가장 큰 문제점은 기업 현실을 고려하지 않고 특성화고 교육을 설계한다는 데 있다. 다른 말로 하면 기업 현실과 특성화고 교육을 유기적으로 연계시키지 않는다는 점이다. 여기서 안전사고 등 근본적인 여러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특성화고를 활성화해 기업에 필요한 생산인력과 기술인력을 양성하겠다는 기본 방향은 제대로 설정됐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기업 현실과 부합되지 않는 특성화고 교육은 현장실습 사고를 유발하는 근본 원인이 된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교육 현장에서는 학생들의 현장실습 기회를 확대해 취업률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학생들의 안전 확보다. 사회 구성원 모두가 중요한 자원으로 공생(共生)해야 한다는 기본 인식이 바탕에 놓여야 특성화고 제도도 안정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 실습에 참여하는 기업들이 실습생을 값싼 노동력으로만 치부하는 환경에서는 유사한 사고가 재발될 수밖에 없다.

특성화고 학생의 안전사고를 근본적으로 방지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수요를 반영한 교육체제를 다시 설계해야 할 것이다. 특성화 교육만을 미시적 차원에서 볼 것이 아니라, 국가적 차원에서 종합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해당 기업에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도 있을 것이며, 획기적인 재정 투입이 필요할 수도 있을 것이다. 여수 사건에서 보듯이 잠수 관련 안전규정을 준수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이 사건을 단순한 안전사고 방지 차원에 접근해서는 결코 그 해결책이 찾아질 수 없다.

마이스터고 등 특성화고의 본질적 특성은 실습에 있다. 실습이 부실하게 되면 특성화고의 특징이 사라지게 된다. 그러나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안전 문제는 아주 중요하다. 미래 세대의 주역이 될 학생들의 안전 문제는 더욱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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