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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불합치 결정 소급효의 적용 범위 [알아야 보이는 법(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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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10-12 15:44:21 수정 : 2021-10-12 16:0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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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라 변호사의 ‘쉽게 읽는 화제의 판결’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경찰이 별도로 수색영장을 발부받지 않은 채 건물에 진입하여 피의자를 체포하자, 건물의 관리자인 원고는 수색영장 없이 건물에 진입한 경찰의 직무집행이 위법하다고 주장하면서 국가를 상대로 진입과정에서 파손된 물품 등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하였습니다. 

 

이 사건에서 문제가 된 구 형사소송법 제216조 제1항은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은 제200조의2(영장에 의한 체포)·제200조의3(긴급체포)·제201조(구속) 또는 제212조(현행범인의 체포)의 규정에 의하여 피의자를 체포 또는 구속하는 경우에 필요한 때에는 영장 없이 다음 처분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면서 제1호에서 “타인의 주거나 타인이 간수하는 가옥, 건조물, 항공기, 선차 내에서의 피의자 수사”를 규정하고 있었습니다. 

 

1, 2심은 체포 작전은 경찰의 적법한 직무집행에 해당한다고 보아 원고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이 사건이 대법원에 접수된 뒤인 2018년 4월26일 위 구 형사소송법 제216조 제1항 제1호 중 제200조의2(영장에 의한 체포)에 관한 부분(이하 구법 조항)에 대한 헌법재판소 결정이 있었습니다. 

 

헌법재판소는 구법 조항은 체포영장이 발부된 피의자가 타인의 주거 등에 소재할 개연성은 소명되나, 수색에 앞서 영장을 발부하기 어려운 긴급한 사정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에도 영장 없이 피의자 수색을 할 수 있다는 것이므로 헌법 제16조의 영장주의 예외 요건을 벗어나는 것으로서 영장주의에 위반된다고 판단했습니다. 나아가 법적 공백상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단순 위헌 결정 대신 구법 조항은 2020년 3월31일을 시한으로 입법자가 개정할 때까지 계속 적용되도록 하는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습니다. 위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라 개정된 형사소송법은 제216조 제1항 제1호 중 ‘피의자 수사’를 ‘피의자 수색’으로 개정하면서 단서에 “다만 제200조의2 또는 제201조에 따라 피의자를 체포 또는 구속하는 경우의 피의자 수색은 미리 수색영장을 발부받기 어려운 긴급한 사정이 있는 때에 한정한다”라는 부분을 추가하였으나, 부칙에서는 소급 적용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헌법재판소의 위 헌법불합치 결정의 소급효가 문제되었는데, 대법원은 이 사건 소송 계속 도중 구법 조항에 대한 헌법불합치 결정선고 및 그 취지에 따른 형사소송법 개정이 있었던 이상 위 구법 조항의 위헌 여부가 문제되었던 이 사건에 대해서도 신법이 적용되어 그에 따라 직무집행의 적법성을 따져보아야 한다고 보아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였습니다(2017다259445 판결).

 

대법원은 위 구법 조항에 대한 헌법불합치 결정의 소급효가 문제된 형사사건에서 “헌법불합치 결정의 취지나 위헌심판의 구체적 규범통제 실효성 보장이라는 측면을 고려할 때, 적어도 헌법불합치 결정을 하게 된 당해 사건 및 헌법불합치 결정 당시에 구법 조항의 위헌 여부가 쟁점이 되어 법원에 계속 중인 사건에 대하여는 헌법불합치 결정의 소급효가 미친다고 해야 하므로, 비록 부칙에 소급 적용에 관한 경과조치를 두고 있지 않더라도 위헌성이 제거된 현행 형사소송법의 규정을 적용하여야 한다”고 판단한 바 있는데 이러한 법리를 민사사건에도 동일하게 적용한 것입니다.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 bora.kim@barunla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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