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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개월 만에 다시 ‘6만전자’… 언제까지 하락할까

입력 : 2021-10-12 15:00:00 수정 : 2021-10-12 14: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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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 등 반도체 업황 불확실성↑
2021년 말 상승 전환 예상하지만 당분간 관망해야
사진=연합뉴스

‘6만전자’가 현실이 됐다.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 언택트 수요 증가로 인한 반도체 호황과 신형 스마트폰 판매 호조, 원·달러 환율 상승 등에 힘입어 역대급 호실적을 기록했지만, 주가는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인플레이션과 중국 전력난에 따른 경제 둔화 우려 등 대외 악재와 반도체 업황 불확실성이 주가를 끌어내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는 장중 3% 넘게 급락하면서 7만원 선이 무너졌다. 삼성전자는 이날 오후 1시 전 거래일(지난 8일)보다 2200원(3.08%) 떨어진 6만93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장중 7만원 선 아래로 내려간 건 지난해 12월 3일(6만9700원) 이후 10개월여 만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7만700원에 장을 출발해 장중 6만900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1월11일 장중 최고치인 9만6800원을 찍은 이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9만전자’, ‘10만전자’로 불리던 삼성전자는 1월을 끝으로 9만원(종가기준)의 벽을 다시 넘지 못했다. 이후 수 개월간 8만원대에서 횡보하다가 반도체 업황 불확실성 등의 영향으로 7만원대까지 내려앉더니, 이날 장중 6만원대를 다시 밟았다.

 

◆3분기 역대 최대 분기 매출 73조원 기록했는데...

 

삼성전자는 연휴 전 마지막 거래일이었던 지난 8일 3분기 잠정 경영실적을 공개하며 73조원의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역대 분기 기준으로 두 번째로 높은 15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가 3분기 호실적을 보였음에도 주가는 하락세인 것은 보통 반도체 업종이 6∼8개월 뒤의 업황을 반영해서다. 현재 주가에는 미래의 반도체 업황 부진 우려가 녹아들어 있는 셈이다.

 

지난달 대만 반도체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4분기 전 세계 D램 공급이 수요를 앞지르며 D램 가격이 3~8%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현재 D램 수요 업체들의 재고가 충분하고, 앞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에 따라 코로나19의 영향력이 줄어들면 전자 제품 수요가 감소할 것이란 이유에서였다.

1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업계 3위인 미국 마이크론도 실적에 대한 기대감을 낮추면서 우려를 더했다. 마이크론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국 회계연도 4분기(6~8월) 실적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미국 회계연도 1분기(9~11월) 매출이 시장 예상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완만한 수요 하락에 직면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가 부진 이어질 것”

 

이런 우려에 증권가는 이날 잇따라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유진투자증권은 10만원에서 9만3000원으로, 이베스트투자증권은 9만5000원에서 8만7000원으로, 하이투자증권은 9만2000원에서 8만9000원으로 각각 낮췄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3분기 실적이) 컨센서스 영업이익에 부합했으나, 최근 높아진 시장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했다”며 “반도체 부문은 D램 가격 하락이 시작됨에 따라 영업이익이 3분기 대비 1조 원 가까이 감소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헝다 사태와 전력난 이슈 등으로 중국의 경제 성장 둔화 우려가 커진 가운데, 미국의 고용 데이터도 시장 기대치를 하회했고 원자재 가격의 상승으로 일시적일 것이라던 인플레도 생각 보다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라며 “중국과 미국의 경제 둔화 리스크와 반도체 가격 하락세 등을 감안할 때 내년 상반기까지는 실적이 둔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뉴시스

◆반등은 언제?

 

삼성전자 주가가 중장기적으로 반등에 나설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어 보인다. 전문가들은 다만 당분간 주가가 부진한 흐름에서 벗어나기 어려운만큼 신중한 투자를 주문했다.

 

이순학 연구원은 “주가는 이미 메모리 업황의 다운사이클 진입을 선반영하고 있으므로, 시스템 반도체 실적 개선과 폴더블 스마트폰의 수요 호조를 감안하면 이른 시점에 주가가 반등하기 시작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도 “반도체 전방 수요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상존하고 있기 때문에, 삼성전자 주가의 기간 조정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올 연말부터는 ‘D램 업황 개선과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확대 기대감’이 삼성전자 주가의 상승전환을 일으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언택트 수요 둔화에 따른 IT 세트 출하 부진, 메모리 반도체 Capex(설비투자) 상향 조정, 반도체 주식 밸류에이션 배수의 추세적 하락 등 리스크 요인들이 아직 사라지지 않고 있다”며 “(내년 2분기 혹은 3분기) 반도체 가격 상승전환을 기대하며 지금 당장 반도체 주식을 적극적으로 매수하는 것보다는, 당분간 업황 리스크 요인과 밸류에이션 배수 관련 지표들을 좀 더 체크하고 매수에 나서는 것이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보다 적절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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