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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효표 논란' 늪에 빠진 與…'후단협 악몽' 재현되나

입력 : 2021-10-12 13:32:50 수정 : 2021-10-12 13:3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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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측 "결선없이 원팀없다" 지도부 압박…宋 불가입장 고수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선후보의 '턱걸이 과반'으로 촉발된 '무효표 논란'에 심각한 경선 후유증을 앓고 있다.

결선투표를 요구하는 이낙연 전 대표 측과 사실상 '수용 불가' 입장을 밝힌 송영길 대표 간 대치가 이어지면서 내홍은 확산일로를 걷고 있다.

아울러 이 후보와 이 전 대표 간 수위 높은 공방전도 재점화하며 '포스트 경선' 원팀 전열에 초비상이 걸렸다.

당내 일각에서는 2002년 대선을 앞두고 겪은 '후단협 악몽'이 재현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온다.

후단협(후보단일화추진협의회) 사태는 당시 민주당 노무현 대선 후보의 지지율이 떨어지자 당내 반노(반노무현)·비노(비노무현) 의원들이 정몽준 의원과의 단일화를 주장하며 집단 탈당한 사건이다.

이 전 대표 측은 경선 종료 사흘째인 12일에도 당 지도부에 무효표 처리 취소와 함께 결선투표를 실시하라고 총공세를 펼쳤다.

이낙연 캠프의 좌장인 설훈 의원이 다시 총대를 멨다.

설 의원은 라디오에서 출연, 무효표 처리 논란을 두고 "그냥 고(GO)하게 되면 원팀에 결정적 하자가 생길 것"이라고 경고하며 "당 지도부는 정무적 판단을 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이어 "당이 분열되는 원천을 만든 사람이 누구냐. 지금 누가 보더라도 송 대표가 공정하지 않고 일방에 치우쳐 있다. 처음부터 그랬다"며 송 대표에 원색적 비난을 퍼붓기도 했다.

앞서 대장동 의혹을 두고 이 후보의 구속 가능성을 언급했던 설 의원은 더 나아가 "그런 상황(구속될 상황)이 가능성이 굉장히 높아져 있다라는 것은 객관적 사실"이라며 "대장동과 관련된 최소한 세 사람의 당사자들을 만났다. 신뢰할 수 있는 인물인데 본인들이 두려워한다"고 밝혔다.

때가 되면 제보 내용을 공개할 수 있다고 으름장도 놓은 셈이다.

전날만 해도 직접적 대응을 자제하던 이 후보 측은 발끈하며 즉각 반격을 가했다.

이 후보의 수행 실장인 김남국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설 의원을 겨냥, "냄새를 피우면서 말도 안 하면서 이제 지금 도대체 몇 번째냐"며 "쓸모없는 정보라고 간주할 수밖에 없다. 좀 더 책임 있는 정치를 하는 게 맞다"고 비판했다.

이 전 대표 측을 향한 '경선 승복' 압박 발언도 공개적으로 나왔다.

이 후보 측근인 김병욱 의원은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경선 참여는 당초 패배 시 승복을 전제로 하는 것"이라며 "(무효표 적용 규정이 담긴) 특별당규를 제정할 당시 대세론을 타던 이낙연 전 대표는 아무 문제 제기도 하지 않았다. 지도부가 빨리 사태를 마무리 지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캠프에서는 이낙연 전 대표 측에 대한 불만도 나왔다.

한 핵심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2002년을 비롯해 역대 대선을 보면 경쟁 후보가 불복하면 대개 당선됐다. 국민들의 반작용이 있기 때문"이라며 "이낙연 후보가 불복하더라도 본선에서 불리하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 대표는 이날도 '무효표 처리' 번복이 불가하다는 입장을 확고히 했다.

송 대표는 TBS 라디오에 나와 "(특별당규 규정을) 법률가들과 제가 검토해도 달리 해석할 수가 없다. 바뀔 가능성은 없다"고 단언했다.

그러나 지도부 내에서는 결이 다른 목소리도 나왔다.

친문 강병원 최고위원은 라디오에서 이 전 대표 측이 당 선관위에 이의신청한 것과 관련해 "이를 경선 불복이라고 보면 이낙연 후보에 대한 모욕"이라며 "당이 정치적 리더십을 발휘해 문제를 풀어야 한다. 어떤 식으로든 지도부가 정치적으로 책임을 져주는 행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도부는 13일 최고위 회의에서 '무효표 처리'에 대한 이 전 대표 측의 이의신청 건을 논의할 계획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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