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바이든 장남 보 이라크 배치 때 사령관
바이든 "내 아들에 대한 배려, 영원히 못 잊어"

“그는 내 아들의 지휘관이었고 우리 부부가 생애 가장 큰 상심에 잠겨 있을 때 곁을 지켜줬어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오랜 암 투병 끝에 8일(현지시간) 67세를 일기로 숨진 레이먼드 오디어노 전 미 육군참모총장을 극진히 추모해 눈길을 끈다. 바이든 대통령 부부와 오디어노 장군 사이의 오랜 인연은 부부의 장남 보 바이든(1969∼2015)에서 비롯한 측면이 크다.
11일 백악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오디어노 장군의 타계 소식을 접한 직후 개인 명의로 된 애도 성명을 내놓았다. 그는 성명에서 “나와 질 바이든(영부인)은 장군의 별세를 알고 망연자실했다”며 “거의 40년간의 군복무를 통해 장군은 미 육군을 오늘날의 현대적 전투력을 갖춘 집단으로 성장시키는데 도움을 주었다”고 밝혔다. 이어 “장군만큼 의무(duty)와 명예(honor), 조국(country)에 대한 기본적 신조를 잘 구현해낸 사람을 생각할 수 없다”며 “오늘은 우리나라에 슬픈 날이며, 우리는 위대한 청렴과 명예를 가진 영웅을 잃었다”고 비통해했다.
의무·명예·조국는 미 육군사관학교 웨스트포인트의 3대 교훈인데 오디어노 장군도 이 학교 졸업생이다.
바이든 대통령 부부와 오디어노 장군의 특별한 관계는 부부의 장남이자 델라웨어 주방위군 장교였던 보 바이든이 2008년 9월 소속 부대와 함께 이라크에 배치됐을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오디어노 장군은 이라크 주둔 미군 사령관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이 애도 성명에서 “장군은 내 아들의 이라크 전쟁 참전 당시 사령관이었다”고 말한 것은 이 때문이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2009∼2017)에서 부통령을 지낼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이라크 전선을 방문한 바 있다. 특히 2010년 7월 4일에는 부인 질 여사와 함께 이라크에 있던 미군기지 ‘캠프 빅토리’를 찾아 독립기념일을 장병들과 함께 보냈다. 오디어노 장군 입장에선 미국의 ‘2인자’인 부통령 부부가 자신이 지휘하는 부대를 찾아준 데 대해 각별한 감사를 느꼈을 법하다.

애도 성명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독립기념일을 기리고자 이라크의 캠프 빅토리에 갔을 때 장군은 우리 부부를 극진히 환영했다”고 회상했다.
이라크전 참전용사이자 앞날이 촉망되는 소장 정치인이었던 보 바이든은 2015년 46세의 젊은 나이에 암으로 세상을 떠나고 만다. 바이든 대통령은 상심이 너무나 컸던 나머지 이듬해 대선 출마를 포기했다. 장례식에는 당시 미 육군의 참모총장이던 오디어노 장군이 직접 참석해 추모사를 했다. 장군은 보 바이든을 가리켜 “그의 생은 너무 짧았지만 그가 남긴 유산은 그를 알고 지낸 수천명의 마음 속에 살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고인은 세상을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쳤다”며 “우리는 그를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라크 전쟁에서의 공로를 기려 보 바이든에게 공로훈장을 추서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애도 성명에서 “우리 부부는 장군이 사랑하는 아들 보의 장례식에서 그에게 공로훈장을 수여할 당시 한 말과 친절에 대해 영원히 감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 부부가 생애 가장 큰 상심에 잠겨 있을 떄 곁을 지켜준 사람”이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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