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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민주당 ‘무효표 처리’ 내분 조기진화 못 하면 공멸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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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10-11 22:54:59 수정 : 2021-10-11 22:5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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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캠프 홍영표 공동선대위원장 등 소속 의원들이 11일 국회 소통관에서 “민주당 선거관리위원회와 지도부의 경선 결과 발표는 명백히 당헌·당규에 위배된다”며 “지도부는 즉시 최고위원회의를 소집해 당헌·당규 위반을 바로잡는 절차를 하루빨리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허정호 선임기자

이재명 경기지사를 대선 후보로 선출한 더불어민주당이 심각한 내분에 휩싸였다. 이 지사에게 패배한 이낙연 전 대표 측은 ‘무효표 논란’과 관련해 결선투표를 주장하고 나섰고, 송영길 대표는 “민주당은 당헌·당규에 따라 운영된다”며 이를 일축했다. 이 전 대표 측은 논란이 된 당헌·당규의 해석을 바로잡기 위한 당무위원회 소집을 요구하는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한다는 방침이다. ‘원팀’을 구성해 앞으로 나아가도 부족할 시점에 경선불복으로 파열음을 내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으니 딱한 노릇이다.

이 지사는 50.29%를 득표해 과반에 턱걸이하며 결선투표 없는 본선 직행을 확정지었다. 이를 놓고 이 전 대표 측에서는 중도 포기한 정세균 전 총리와 김두관 의원의 득표를 무효표로 처리해 총투표수에서 제외한 것이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경선 과정에서 후보자가 사퇴하는 때에는 해당 후보자에 대한 투표는 무효로 처리한다’는 당규 59조 1항에 따라 두 후보의 득표를 유효 투표수에서 제외해 무효표로 처리했다. 이 조항은 후보자가 사퇴한 뒤 얻는 득표에 한정해야 한다는 게 이 전 대표 측 주장이다. 사퇴한 두 사람의 득표를 총투표수에 산입할 경우 이 지사의 득표율은 49.32%로 낮아져 결선투표를 치러야 한다.

당 선관위는 지난달 15일 이 전 대표 측의 주장을 일축한 바 있다. 2012년 민주통합당(민주당 전신) 대선 경선에서도 비슷한 논란이 있었지만, 이번과 같은 방식으로 무효표로 처리됐다. 정 전 총리와 김 의원도 이 지사와 당 지도부의 손을 들어줬다. 송영길 대표 등 당 지도부가 중심을 잡고 원칙을 지켜야 이 분란을 헤쳐나갈 수 있다. 이 지사도 이 고비를 넘기려면 이 전 대표를 적극적으로 끌어안는 정치력과 포용력을 발휘해야 한다.

경선이 끝나고 당 대표의 추천서까지 전달된 마당에 룰을 문제 삼는 것은 분란만 낳을 것이다. 이 전 대표는 경선 과정에서 “제 사전에 불복은 없다”고 선을 그어 온 만큼 이런 명분 없는 공방은 빨리 끝내야 한다. 차기 대선은 민주당에 가뜩이나 어려운 싸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8일 발표된 한국갤럽 조사에서 ‘정권교체’ 여론이 52%로 ‘정권유지’(35%)보다 훨씬 더 우세했다. ‘용광로 선대위’를 구성해 온 힘을 쏟아도 민주당은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게 이번 대선이다. 이 전 대표가 대승적인 결단을 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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