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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구글세’ 2023년 시행, 국내 기업 피해 최소화 대책 강구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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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10-10 23:31:34 수정 : 2021-10-10 23:3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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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주요 20개국(G20) 포괄적 이행체계(IF)가 136개국의 지지 속에 ‘디지털세’(일명 구글세) 도입에 잠정 합의를 이뤘다고 8일 발표했다. 주요 합의안은 크게 두 가지다. 2023년부터 연간 연결매출액 200억유로(약 27조원) 이상과 영업이익률 10% 이상인 글로벌 다국적기업에 대해 매출발생국에서 세금을 물릴 수 있게 했다는 것이다. 또 연결매출액이 연간 7억5000만유로(약 1조1000억원) 이상인 기업에 15%의 글로벌 최저한세율(각종 공제를 받아도 최소한 내야 하는 세금)도 적용하기로 했다. 세계 어느 나라에서 사업을 하든 15% 이상의 세금을 반드시 내야 한다는 의미다.

국내 다국적 법인 중 상당수는 매출 1조원을 넘는 회사다. 그런데도 쥐꼬리만큼 세금을 낸다. 정부가 요구해도 매출 자료는 본사에 있다며 공개를 거부하기 일쑤다. 심지어 국회가 불러도 콧방귀를 뀐다. 이번 조치로 글로벌 대기업들이 자국이 아닌 국가에서 돈만 챙기고 세금 한 푼 안 내던 파렴치는 설 자리가 없게 됐다. 그동안 단물만 빨아먹던 다국적 플랫폼 기업에 대한 과세의 어려움을 다소나마 해소할 길이 열렸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하다.

다국적기업이 해외 조세 회피처에 수익을 감춰온 관행도 억제될 전망이다. 구글을 필두로 애플, 페이스북과 같은 기업들은 세법이나 조세조약의 사각지대인 역외에 본사를 둬 왔다. 그렇게 빼돌린 세금이 해마다 수천억 달러로 전 세계 법인세수의 10%에 이른다고 한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세계 각국 정부는 이런 조세 회피를 차단해 세입을 확충하는 데 골몰해 왔고, 마침내 그 노력의 결실을 이룬 셈이다.

이런 변화에 우리나라도 준비하고 대응해야 할 일이 적지 않다. 다국적 글로벌 기업들이 이번 합의를 지지한다지만 또다시 조세 회피전략을 구사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앱 콘텐츠 사용 수수료율을 올리는 등의 움직임이 그것이다. 해외에서 경쟁하는 국내 업체들의 이중과세 피해를 막는 것도 중요 과제다. 지금은 적용 대상 기업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뿐이지만 향후 더 늘어날 수 있다. 당초 IT(정보기술) 업종에서 업종 전반으로 국가 간 과세권 문제가 확대된 것이나, 최저한세율 적용대상에 우리 기업이 상당수 포함된 점도 우려스럽다. 정부가 디지털세 도입에 따른 영향을 면밀히 분석해 대응전략 마련에 적극 나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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