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콧대 높던 수입차들 태세 전환… ‘한국형 IT’ 달고 고객 모시기

입력 : 2021-10-11 09:00:00 수정 : 2021-10-12 13:55:14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내비 등 국내 맞춤 시스템 잇단 탑재

볼보, 티맵과 300억 투자 플랫폼 개발
음성으로 온도 제어·날씨 검색·전화 OK
재규어, LG와 손잡고 ‘피비 프로’ 내놔
T맵·음악 틀기 등 스마트폰 쓰듯 간편
벤츠·BMW도 현지화 시스템 장착·개선
“국내 시장 규모 증대… IT협업 더 늘 것”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수입차들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그동안 현지화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꾸준히 재기되던 수입차 업계에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수백억원을 투자해 국내형 내비게이션을 공동 개발해 탑재하는 차량이 늘고 있다. 음성인식 기술이 보편화되면서 이와 관련한 현지화도 속도를 내고 있다.

 

◆300억원 투자하며 한국 판매량 보답 나선 볼보

 

10일 볼보자동차코리아는 한국 시장을 위해 티맵모빌리티와 300억원을 투자해 통합형 인포테인먼트(정보+오락) 시스템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2년의 개발 끝에 티맵 내비게이션 외에도 인공지능 플랫폼 누구, 사용자 취향 기반의 음악 플랫폼 플로를 통합한 형태로 개인 맞춤화된 커넥티비티 서비스를 신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XC60에 탑재했다.

 

지난 7일 서울에서 경기 파주까지 이 차를 시승해보니 음성인식률이 높았다. 원하는 목적지나 음악을 이야기하면 차가 이를 알아듣고 즉시 실행해 줬다. 특히 그동안 수입차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됐던 내비게이션을 티맵으로 탑재하면서 헤드업디스플레이와 연동된 목적지 안내가 초행길을 가는 운전자에게 수고로움을 덜어줬다.

 

이 시스템은 실내 온도, 열선 시트, 이오나이저 등 차량의 다양한 기능을 제어할 수 있었다. 내비게이션도 목적지나 경유지 설정, 주변 명소 안내 등을 음성인식으로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었다. 이 밖에도 스마트폰에 저장된 연락처로 전화나 문자를 보낼 수 있고, 날씨나 뉴스 등 각종 정보 탐색도 가능했다. 누구의 스마트홈과 연동하면 집 안의 조명이나 에어컨 등도 조정할 수 있다고 했다.

 

볼보는 또 차량의 문을 열거나 잠그고, 온도까지 스마트폰을 통해 조정할 수 있는 ‘볼보 카스 앱’을 지원한다. 이는 향후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를 통해 순차적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또 비상시 이용할 수 있는 24시간 사고접수 및 긴급출동 신청, 서비스센터 안내 등을 제공하는 ‘볼보 온 콜’ 서비스도 국내에 도입했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의 한국 현지화 인포테인먼트 화면.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제공

◆LG와 손잡은 재규어랜드로버, 현지화 인포테인먼트 탑재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LG전자와 손잡고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피비 프로’를 개발했다. 최신 모바일 기기에서 영감을 얻은 이 시스템은 퀄컴의 스냅 드래곤 820Am 칩과 QNX 운영 체제를 사용해 빠른 반응 속도와 직관적인 사용 지원이 특징이다. 특히 스마트폰 인터페이스와 유사하게 설계돼 두 번만 누르면 홈 화면에서 최대 90%의 보편적인 조작이 가능하며 자체 학습 기능을 통해 운전자의 기호에 맞는 설정을 돕는다. 앱의 위치나 순서 등도 이용자가 설정할 수 있다.

 

여기에 T맵 내비게이션이 적용돼 활용도를 높였다. 또 무선업데이트(SOTA) 기능이 탑재돼 사용자는 서비스센터를 방문하지 않고도 최신 소프트웨어를 이용할 수 있다. 피비 프로는 2개의 LTE 모뎀이 포함된 최신 내장형 듀얼 e심 기술을 활용해 성능 저하 없이 음악 스트리밍과 SOTA 업데이트 등 여러 기능을 동시에 활용할 수 있는 것도 강점이다. 이 시스템은 대리주차를 맡길 때는 개인화된 설정이 노출되지 않도록 발렛모드도 지원한다. 이 시스템은 유럽 비영리 자동차 심사단체 오토베스트로부터 올해의 스마트 제품인 스마트베스트 2020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볼보자동차코리아의 한국 현지화 인포테인먼트 화면. 볼보자동차코리아 제공

◆수입차들 현지화 위해 발걸음 빨라져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2014년 국내에 신설한 연구개발 코리아센터를 통해 한국 고객의 특화된 요구를 충족하는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최근에는 텔레매틱스와 인포테인먼트 분야 전문 인력들이 국내 교통환경에 적합한 시스템을 연구 개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2016년 출시한 E-클래스에는 한국형 3D 지도가 적용됐다. 또 2019년에는 MBUX 내비게이션 등 다양한 한국형 내비게이션과 텔레메텍스를 개발해 선보이고 있다.

 

벤츠는 2017년 KT와 협력해 차량 연결 서비스인 ‘메르세데스 미 커넥트’를 출시했다. 이 프로그램은 차량에 탑재된 무선 시스템을 통해 인터넷으로 운전자와 차량, 서비스센터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한다. 올해 초에는 멤버십 할인 등의 서비스를 담은 ‘메르세데스 미 케어’ 서비스까지 내놨다.

 

BMW코리아도 지난해 출시한 3세대 1시리즈부터 T맵 데이터를 활용해 내비게이션 지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도 디자인이나 안내 방식은 BMW의 스타일을 고수하지만 정보 기반은 T맵 데이터를 활용하는 식이다.

 

수입차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수입차 시장이 커져감에 따라 업체들이 본사에 한국화 전략에 대해 많은 요구를 하는 것으로 안다”며 “국내 정보기술(IT) 기업과 해외 자동차 업체의 협업이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