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9일(현지시간) 치러진 체코 연방하원 총선에서 안드레이 바비쉬 총리가 이끄는 여당 ‘긍정당(ANO2011)’이 패배했다. 선거 결과에 따라 바비쉬 총리는 물러나게 됐다. 그는 최근 ‘판도라 페이퍼스’에서 역외 탈세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9일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체코 연방하원 총선 개표 결과 중도우파 야당 연합 ‘함께(SPOLU)는 27.7%를 득표해 27.2%를 얻은 ANO2011을 제치고 제1당을 차지했다. 진보 성향의 해적당·스탄 연합(PIRSTAN)은 15.5%를 얻어 3위를 기록했다.
ANO2011이 의석수는 가장 많지만, SPOLU와 PIRSTAN이 연립정부 구성에 나서면서 여당 교체와 함께 바비쉬 총리는 직에서 물러나게 될 전망이다.
BBC는 “SPOLU와 PIRSTAN 등 2개 야당 연합이 총 200석 중 108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됐다”며 “이들은 바비쉬와 연정 구성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번 총선에서는 세계 각국의 정‧재계 인사의 역외 탈세 내역이 담긴 ‘판도라 페이퍼스’에 바비쉬 총리도 포함돼 있다는 의혹이 쟁점이 됐다. 해당 문건에는 바비쉬 총리가 2200만달러(약 263억원)를 조세회피처에 있는 페이퍼컴퍼니에 투자하고 프랑스 저택 2채를 매입했지만 자산 신고를 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바비쉬 총리는 “잘못된 일이나 불법적인 일을 한 적이 없다”며 “총선에 영향을 미치려는 시도”라고 주장했지만, 유권자의 반감이 작용하면서 선거 패배로 이어졌다.
코로나19 방역 실패도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BBC는 분석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집계에 따르면 체코는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가 170만명으로, 사망자도 3만명을 넘어섰다. 인구당 코로나19 발생률은 전 세계에서 가장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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