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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핵추진 잠수함 충돌사고에 ‘자업자득’ 날 세운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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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10-09 08:00:00 수정 : 2021-10-09 00:49:47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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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핵잠수함, 인도·태평양 지역서 정체불명 물체와 충돌
中 “심각한 우려 표명… 남의 영해 들어왔다 사고”
미 해군의 핵추진 잠수함 코네티컷호가 지난 7월31일 일본 요코스카항에 도착한 모습. 뉴시스

중국 정부는 미국 핵추진 잠수함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정체불명 물체와 충돌한 사고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8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은 오래전부터 항행의 자유를 기치로 남중국해에 파문을 일으켰는데, 그것이 이번 사고의 근본 원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한마디로 미 잠수함이 남의 영해에 들어와 작전을 수행하다 사고가 났으니 ‘자업자득’이라는 취지로 날을 세운 것이다.

 

중국은 베트남, 필리핀 등과 영유권 갈등을 빚고 있는 남중국해를 자국의 핵심이익 사안으로 규정한 바 있다. 미국은 이에 선박의 자유로운 통항을 보장해야 한다면서 군함을 파견하는 ‘항행의 자유’ 작전으로 맞서고 있다.

 

지난 2일 미 해군의 시울프급 핵추진 잠수함 코네티컷호에 발생한 사고도 이와 관련돼 있다. 해군은 충돌 장소가 ‘인도·태평양 공해 상’이라고만 밝혔으나, AP통신은 익명의 해군 당국자 2명을 인용해 이 잠수함이 통상적 작전을 수행하던 중 남중국해에서 이번 일이 벌어졌다고 전했다. 다만 미 해군 당국자는 “중국이 충돌을 일으켰을 것으로 여겨지지는 않는다”며 난파선 혹은 화물 컨테이너에 부딪혔을 가능성을 제기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중국 외교부 자오 대변인은 미국이 사고 내용을 은폐하고 있다며 사건 진상과 미국의 의도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또 최근 미국·영국·호주가 안보협의체 오커스(AUKUS)를 발족해 호주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지원하기로 한 것에 대해 “군비 경쟁을 유도하고, 동남아시아 비핵지대 건설을 저해할 것이며, 핵사고 발생 가능성이 크게 높아질 수 있다”고 비판했다. 

 

자오 대변인은 “미국은 시대에 뒤떨어진 냉전시대의 ‘제로섬’ 사고방식과 편협한 지정학적 정치 관념을 버리고 지역 평화와 안정적 발전을 저해하는 잘못된 양태를 중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미 해군은 사고 발생 약 일주일 만인 7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내고 코네티컷호의 사고 사실을 공개했다. 승조원 10여명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으나, 잠수함 가동에는 이상이 없다고 미 해군은 설명했다. 사고 사실을 뒤늦게 알린 것과 관련해서는 “괌으로 돌아갈 시간을 벌기 위해서”라는 설명을 내놓았다. 미군은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겠다고 덧붙였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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