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20명·중국 4명 전사… “어시아의 화약고”

지난해 6월 국경에서의 군대 충돌로 군인 20여명이 전사한 중국·인도 두 나라가 최근에도 전쟁 직전까지 가는 갈등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 언론 ‘힌두스탄타임스’는 8일 “지난주 인도·중국 국경에서 두 나라 군대가 대치하며 한때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인도 당국 관계자는 힌두스탄타임스에 “아루나찰프라데시주(州) 타왕 지역의 실질 통제선(LAC)에서 양쪽 군인 수십명이 여러 시간 대치했다”고 밝혔다. 아루나찰프라데시주는 인도 동북부에 자리 잡은 주다. 북부 라다크 지역 등과 함께 대표적인 중·인 국경 분쟁지로 꼽힌다.
중국은 그간 아루나찰프라데시주의 9만㎢ 넓이 지역을 ‘짱난’(남티베트)이라고 부르며 영유권을 주장해왔다. 이곳은 현재 인도가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다.
보도를 보면 이번 대치는 중국군과 인도군 병사들이 저마다 국경지대를 순찰하던 도중 만나 시비가 붙은 것이 계기가 됐다. 인도 당국 관계자는 힌두스탄타임스에 “양쪽 군인들이 서로 상대에게 ‘우리 땅에서 물러서라’고 요구했다”며 “대치 상황은 두 나라 군대 사령관들끼리 문제를 해결할 때까지 지속됐다”고 밝혔다. 대치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고 한다.
중·인 양국은 지난해 5월 판공호 난투극, 6월 갈완 계곡에서의 ‘몽둥이 충돌’, 9월 45년 만의 총기 사용 등 지난해에만 3차례 큰 충돌이 있었다. 특히 갈완 계곡에서 벌어진 몽둥이 격투 때에는 인도군 20명, 그리고 중국군 4명이 전사했다. 인명피해 규모가 중국보다 훨씬 큰 인도에선 중국산 제품 불매운동이 일어나는 등 반중감정이 폭발 직전까지 갔다.

이후 인도는 미국·일본·호주와 4국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쿼드’에 각별한 공을 들였다. 쿼드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강자로 떠오른 중국을 견제하는 것이 핵심 기능이다. 상대적으로 느슨한 협력체였던 쿼드는 지난해 중국과의 국경 충돌 후 인도가 적극성을 보이면서 최근 미국 워싱턴에서 4국 정상이 처음으로 대면 정상회의를 가질 정도로 발전했다.
쿼드와 별개로 인도는 미국과의 양자 관계 개선에도 애쓰고 있다. 최근 미국을 방문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인도계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게 각별한 애정을 표시했으며, 조 바이든 대통령 역시 모디 총리한테 미·인 양국의 굳건한 관계를 거듭 확인했다.
인도와 중국은 약 60년 전인 1962년 국경 문제로 전쟁까지 치렀지만, 아직도 국경선을 획정하지 못한 가운데 LAC를 임시 경계 삼아 대치 중이다. 아루나찰프라데시 등 일부 지역은 두 나라가 저마다 주장하는 LAC의 위치가 달라 분쟁이 발생할 때마다 서로 상대방이 영토를 침범했다는 주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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