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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주자 4명 압축된 국힘, 막말·추태 더 하면 중도층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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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10-08 22:59:50 수정 : 2021-10-10 14: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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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 후보 실수 등 흠집내기론
정권교체 민심에 부응 못해
비전과 정책대결로 승부해야

국민의힘 대선 경선 최종 대진표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전 제주지사 4명으로 압축됐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68일간의 여정 끝에 11월5일 확정된다. 네 후보가 페어 플레이로 경선을 마무리하기 바란다.

 

지금까지의 경선과정은 막말과 추태로 얼룩진 게 사실이다. 후보들의 헛발질은 목불인견의 수준이었다. 윤 후보가 TV토론회에서 선보인 손바닥 ‘임금 왕(王)’자로 촉발된 역술 논란이 대표적이다. 유 후보는 6차 TV토론회에서 윤 후보가 아직도 역술인이나 무속인을 만나는지를 캐묻는 등 흠집내기에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다. 급기야 토론 후 두 후보 간 고성이 오가고 삿대질을 하는 ‘막장 드라마’를 연출했으니 할 말을 잃게 된다.

 

더 큰 문제는 경선 막바지로 가면서 더 낯뜨거운 장면이 펼쳐질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점이다. 네 후보가 그간 보여준 행태로 봐 충분히 가늠이 된다. 윤 후보는 거듭되는 실언으로 TV토론을 지켜보는 국민을 조마조마하게 만든다는 말까지 나오는 지경이다. 홍 후보는 경쟁 후보를 향해 “줘 패주고 싶다”고 막말을 하는 등 품위 없는 언행을 멈출 줄을 모른다. 유 후보는 TV토론에서 개혁보수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윤 후보와 삿대질을 했느니 안 했느니 논쟁만 벌인다. 개혁 이미지로 국민에게 각인된 원 후보도 이렇다 할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국민은 네 후보 모두에 대해 불안과 불신의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나라를 맡을 수 있는 사람들인지 기본적 자질을 의심하고 있는 형국이다. 그도 그럴 것이 경선과정에서 국민이 기억하는 정책이 어디 하나라도 있었나. 민주당과 국민의힘 지지율은 엎치락뒤치락하지만 정권교체에 대한 국민의 열망은 여전히 뜨겁다. 어제 갤럽조사에 따르면 정권교체론에 공감한다는 여론이 52%로, 정권 유지론(35%)에 비해 17%포인트나 높다. 4·7재보궐선거 직후 조사 이후 약 6개월 만에 정권교체론이 가장 높게 나온 것은 주목할 만하다.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및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실패, 그리고 불공정 시비를 낳은 조국사태 등이 주된 이유일 것이다. 여기에다 대장동 특혜개발 의혹 사건까지 터졌다. 누가 봐도 국민의힘에 유리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정권교체론이 우세하지만 여야 후보 간 지지율 대결을 놓고 보면 아직 여당 후보가 앞서고 있다. 야당 후보 지지를 망설이는 국민이 그만큼 많다는 반증이다. ‘대장동 게이트’로 실망해 국민의힘으로 눈을 돌려도 마땅한 후보가 보이지 않는다는 소리가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문재인정부와 차별화된 해법을 내놓아도 정권을 찾아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본경선에서도 막말·구태 경쟁을 되풀이 한다면 국민은 국민의힘에 대한 기대를 완전히 접을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중도층을 비롯한 민심을 얻어 대선 승리를 하려면 어떻게 나라를 이끌 것인지에 대한 미래 비전과 정책, 수권능력을 보여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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