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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과 다르다"… 대만 방어 의지 천명한 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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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10-08 17:06:38 수정 : 2021-10-08 17:0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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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서 ‘미국만 믿다간 아프간처럼 된다’ 선동
“동맹·우방에 대한 미국의 헌신은 확고” 재확인
차이잉원 대만 총통(오른쪽)이 7일 타이베이 총통관저에서 토니 애벗 전 호주 총리와 만나 연설하고 있다. 최근 중국의 역대급 공중 무력시위로 대만해협에서 긴장이 고조되자 차이 총통은 “대만을 위협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무슨 일이든 할 것”이라고 결기를 드러냈다. 타이페이=AP뉴시스

“대만을 아프가니스탄과 비교하는 건 중대한 실수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요즘 세계 각국에서 ‘미국만 믿다간 아프간처럼 된다’는 말이 자주 나오는 것에 개탄하며 중국을 겨냥했다. “아프간의 현재는 곧 대만의 미래”라며 선전전에 열을 올리는 중국에 “대만의 안정을 해치면 미국은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확실한 경고의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최근 중국은 대만을 상대로 역대급 공중 무력시위를 벌였고, 이에 대만해협에서 긴장이 고조되며 ‘전쟁’ 얘기까지 나왔다.

 

설리번 보좌관은 7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영국 BBC 방송과 인터뷰를 했다. 그는 전날 스위스 취리히에서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과 만나 신장 위구르족 문제, 인권, 홍콩, 남중국해, 그리고 대만 등 주제와 관련해 미국의 우려를 전달한 바 있다.

 

인터뷰에서 설리번 보좌관은 “미국이 대만을 방어하기 위해 군사행동을 취할 준비가 돼 있느냐”는 질문에 “그런 날이 오지 않도록 지금 행동을 취할 것”이라며 “안정을 심각하게 해치는 행위들이 있을 시 막후에서나 공개적으로나 단호히 목소리를 내겠다”고 말했다.

 

앞서 중국은 건국기념일인 ‘국경절’(10월 1일) 연휴 기간 중 나흘 동안 전투기 등 군용기 총 149대를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들여보내 전례 없는 대규모 무력시위를 벌였다. 4일 하루에만 무려 52대의 중국 군용기가 대만 ADIZ를 넘나들었고 기종도 최신 전투기부터 조기공중경보기까지 다양했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좌관(오른쪽)이 7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나토 본부에서 열린 회의에 참석해 스티븐 러브그로브 영국 국가안보보좌관과 대화하고 있다. 브뤼셀=AFP연합뉴스

설리번 보좌관은 “미국의 의무는 동맹국, 파트너들과 협력해 우리의 입장을 분명히 하고, 우방과 우리들의 이익을 위해 행동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만이 중국의 침략을 받으면 미국으로선 대만을 돕는 것이 ‘의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미 국무부 역시 최근 “대만이 충분한 자위능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을 이어갈 것”이라며 “대만에 대한 미국의 약속은 확고하다”고 거듭 확인한 바 있다.

 

얼마 전 아프간이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 손에 들어가고 거의 20년간 주둔해 온 미군이 쫓기듯 철군하는 장면은 세계에 큰 충격을 안겼고 특히 미국의 동맹국들을 경악케 했다. 중국 관영매체들은 미국 동맹국들을 겨냥해 “미국만 믿다가는 아프간처럼 된다”고 이간질을 시도했다. 특히 대만을 콕 집어 “아프간의 현재가 곧 대만의 미래”라고 위협하기도 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아프간 사태와 그에 따른 미국의 위신 실추론에 대해 “미국이 (아프간 말고) 다른 지역에 들이는 헌신의 수준과 관련해 아프간 철군으로부터 어떤 교훈을 얻으려는 것은 중대 실수”라고 답했다. 아프간은 아프간일 뿐이고 대만이나 다른 동맹국들에 대한 미국의 안보 약속은 여전히 확고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만 믿다간 아프간처럼 된다’는 일각의 이간질 시도에도 확실히 선을 그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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