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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 피격 공무원 유족 "대통령이 챙긴다는 약속 잊었나"

입력 : 2021-10-08 15:23:55 수정 : 2021-10-08 15: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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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경청장·수사국장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고소

지난해 9월 서해상에서 북한군 총격에 숨진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모씨의 유족이 8일 청와대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며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지금이라도 함께하겠다는 약속을 지켜달라"고 요청했다.

이씨의 전 부인 권모(42)씨는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님이 아들에게 '항상 함께하겠다', '직접 챙기겠다'고 약속하는 편지를 보낸 지 오늘로 1년이 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권씨는 "아들은 대통령님 약속을 한 줄기 희망처럼 여기며 믿고 기다렸지만, 1년이 지나도록 진실 규명과 명예 회복에는 한 발짝도 다가서지 않고 있다"며 "대통령님께서 침묵하시는 동안 한 가정은 무너졌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사건을 묻어버리기 위한 침묵이 아니라면 억울하게 아버지를 잃은 고등학생과의 약속을 잊으신 건 아닌지, 지금이라도 약속을 지켜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했다.

아들 이모(18)군은 해양경찰이 아버지와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해경청장과 수사정보국장을 사자명예훼손과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등 혐의로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국가인권위원회는 해경이 이씨의 채무 등 사생활을 공개한 것은 인격권과 명예를 침해한 행위라며 올해 7월 중간 관리자들에게 경고 조치를 하도록 권고했다.

권씨는 "남편을 잃고 아버지를 잃은, 힘없는 국민을 상대로 인권 말살을 서슴지 않으면서 정당한 수사였다는 뻔뻔함으로 자신들의 무능력함을 포장하고 있다"며 "대통령조차 책임을 묻지 않고 있기에 싸우는 길을 택했다"고 말했다.

이군을 대신해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기윤 변호사는 "해경의 중간수사는 고인과 유족의 인권을 침해했을 뿐만 아니라 객관적인 자료에도 근거하지 않는다고 인권위가 밝혔다"며 "해경은 아직도 제대로 된 사과를 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한편 이날 권씨의 1인 시위 현장에는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찾아와 위로했다.

안 대표는 "1인 시위까지 나서야 하는 상황이 절망스럽다"며 "1년이 지나도록 진상규명도 사과도 하지 않고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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